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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월평공원 미사 강론 - 세대 간 정의

  • 강승수
  • 2022-01-22 01: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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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월평공원 미사

 

세대 간 정의

 

제가 어릴적에는 이 앞 갑천보다 작은 개울에서 수영하고 개구리 잡아 구워먹던 시절이었습니다.

갑천은 그래도 깨끗하게 보전되고 있는 편입니다.

제가 놀던 개울에 가보면, 다시는 들어갈 수 없이 오염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상류에 자리잡은 축사들과 농경지에서 흘러나오는 농약물에 개울이 죽어서 시꺼멓게 되어버린 개울을 보면 동네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고 죄송스럽습니다.

 

이것이 바로 세대 간의 정의가 무너져버린 상황입니다.

우리 세대는 충분히 누리고 살았으나 더이상 우리 후배들은 개울에 들어가서 수영도 하고 물고기랑 놀지도 못하게 되어버린 처지를 일컬어서 세대 간의 정의가 깨진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찬미받으소서159항에서 교황님은 세대 간 연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우리가 받은 지구는 우리 후손들에게도 속하기 때문입니다.’

 

포르투갈 주교님들의 말씀을 인용하여 이렇게도 말씀하십니다.

환경은 각 세대가 빌려 쓰는 것으로 다음 세대에 넘겨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후손들, 지금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싶습니까?

이 질문은 환경만 따로 떼어 놓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문제에 부분적으로 접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재화를 사용하고 함부로 버리는 문화 안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태적으로 부주의하게 살아간다고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존엄함을 위기에 빠뜨리는 일입니다.

 

줍깅을 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 쓰레기들은 모두 누군가의 부주의로 말미암은 결과임을 알게 됩니다.

저 상류의 농경지에서 버려지고 제대로 수거되지 않은 비닐, 농약봉지, 플라스틱, 부서져가는 스티로폼 등을 많이 줍게 됩니다.

 

결국 이 쓰레기들은 돌고 돌아 우리의 입과 코로 되돌아 오게 되어 있습니다.

상류에 사는 이들은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그저 열심히 농사지은 것 뿐이라고.

단지 수확량을 많게 하기 위해서 비닐 멀칭을 좀 해야 했고, 농약 좀 뿌린 것 뿐이고, 농산물 배송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스티로폼 박스를 써야 했었다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제도 전에 농사 좀 지으며 살았더랬는데, 밭에 덮었던 비닐을 제대로 수거하지 않아 겨울에 펄펄 날려버렸던 죄가 생각이 납니다.

줍깅을 하시면서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나는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가?

세상이야 오염이 되든 말든 내 소귀의 목적만 달성하면 되는 것인가?”

 

내가 세상에 온 목적이 무엇인가?

지구는 이렇게 오염되어 가고 있고 생명 종들이 영원히 사라져 가고 있는데, 나의 성취들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나는 무엇을 위하여 일하고 노력하고 있는가?

 

지구가 얼마나 나의 돌봄을 필요로 하고 있는가?

 

그리고 왜 나를 필요로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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