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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연대 *아래 내용은 2022.06.30 대전CPBC 아오다평 '생태공동체 활동소개"편에서 방송된 내용입니다.(리포터: 박윤미)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장 강승수 신부님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셨습니다. 유성구 중세동에 1000평의 논을 시작하셨어요. 강승수 신부님이 생태환경의 열혈투사이시니 당연히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자연농법으로 하시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땅이에요. 서윤덕 시인은 "모든 것을 품고도/ 모든 것 아래에 있는/ 가장 겸손한 그대"라고 표현했지요. 그만큼 땅은 모든 걸 받아주고 모든 걸 품어줘요. 그런데 이 땅이 견디다 견디다 못해 나가떨어지면 일어땅은 사막화가 된다고 해요. 사막화하면 먼 아프리카 중동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우리나라도 매년 서울 면적(600km²)의 100배인 6만km²가 사막으로 변하고 있어요.
생태농부들은 그래서 땅을 살리는 사람들이에요. 땅을 살리면 땅은 자연스럽게 소출로 응답해요. 경작과 수확이 우선이 아니라는 거지요. 그 지역은 오랜 기간 제초제나 살충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은 논이고, 거기에 우렁이농법으로 벼농사를 시작하셨어요. 신부님이 사목하시면서 혼자서 하시기는 일손이 딸려요. 지금 모내기 마치고 풀을 뽑아줘야 하는 시기라 도움을 청하셨어요.
저랑 또 몇 분들이 함께 도와드리러 갔어요. 경험해보신 분들도 있으실텐데, 같이 간 분들 대부분 첫경험이에요. 저는 도시에서, 그것도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촌놈 출신이잖아요. 아직도 논과 밭이 신기하기만 한데 물이 가득 찬 논에 맨발로 들어갔어요. 물을 뚫고 들어가 바닥에 발이 닿았는데, 거기서 더, 미끄덩한 진흙 속으로 발이 쑤욱 들어갔어요. 제가 나름 맨발로 산도 걸어보고, 계족산 황토길도 걸어보고, 바닷가 모래밭도 걸어보고, 하다못해 아스팔트 길도 맨발로 걸어봤는데, 이건 전혀 다른 느낌이었어요. 갯벌의 뻘흙과 비슷한데 그보다는 점성이 적고 매끄럽고 부드럽고, 차가웠어요. 살짝 간지러운 거 같기도 하고요. 걸음을 걸을 때도 노력이 필요해요. 보통 땅은 바닥이 단단하니까 한 발 딛고 그 힘으로 다시 발걸음을 내딛잖아요. 그런데 발등 이상 발목까지 미끄덩한 흙 속에 빠지니까, 말하자면 바닥이 내가 알던 바닥이 아닌 거지요. 새로운 노력이 필요했어요. 한 발 한 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되더라구요.
간신히 걷고 나니까 이번에는 뭐가 벼고 뭐가 풀인지 당최 제 눈에는 구별이 안갔어요. 까막눈이라 눈만 껌뻑껌뻑하니까, 강승수 신부님이 알려주셨어요. “모가 줄지어 서있잖아유, 줄지어 선 놈은 벼, 줄 밖에 나온 놈은 잡초라고 생각하셔유.” 정말 그렇더라구요. 줄지어 있는 벼 사이로 올라오는 풀이 구별됐어요. 어린 풀은 우렁이가 뜯어먹는데, 물 위로 쑥 나올 정도가 되면 우렁이도 질겨서 안먹는데요. 열심히 뽑고 있는데 신부님이 슬쩍 한 마디 더 하셨어요. “벼는 바닥에 뿌리내려서 잘 안뽑혀요. 안 뽑히는 건 뽑지 말아유." 신부님이 생초보들만 모여서 걱정이 되셨나봐요. 크게 도와드리지는 못했지만 함께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아주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었어요.
아직도 풀이 많이 남아있어요. 생태환경과 벼농사에 관심이 있고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은 강승수 신부님 또는 생태환경위원회로 연락해주세요. 그리고 가을에는 이렇게 자연농법으로 정성껏 기른 쌀을 판매도 하신다니, 관심 갖고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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