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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의 개선

220226. 제9차 대전 갑천자연하천구간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미사와 줍깅 참여후기

  • 관리자
  • 2022-02-28 0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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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2년 2월 26일(토) 10:00-12:00
■집결장소 : 대전 서구 도안동 2235
(차로 오실 경우, 도마동 방향에서 과수원교 건너 우회전하는 좁은 도로를 따라 끝까지 오시면 됩니다)
■일정 : 10:00-10:30 미사, 10:30-12:00 줍깅


제9차 갑천미사 강론 : 강승수 요셉 신부(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장)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받고 있습니다.

 

그 어떤 경우라도 전쟁만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깊이 탄식하며 기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어떤 환경적인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와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후변화, 난민, 전쟁, 가난과 저개발 등은 생태적인 위기이기 이전에, 그 뿌리가 윤리적, 문화적, 영적인 위기라고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갑천변을 돌면서 쓰레기를 주워내고 있습니다만, 단순히 갑천만의 문제에 개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멀게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가깝게는 보문산에 세워질 인공 바벨탑을 염려하고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인간이 자칭, 호모 사피엔스라며 지혜롭다고 말하는 존재들이 결국 치달아 가는 방향이 멸종이고 전쟁인 이 현실 앞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기술관료적 페러다임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맹목적인 신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현대 인간 중심주의는 모순적이게도 현실보다는 기술 이성을 앞세우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간은 더 이상 자연을 타당한 규범이나 살아가는 거처로 여기지 않습니다”(LS, 115)

 

지금 자연 그대로 이미 충분하고 가장 최선의 선물을 인간들에게 주고 있습니다.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광, 그 안을 거닐 때 편안한 휴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가만 놔두지 않고 거기에 인공의 거대한 건축물을 세우려고 합니다.

 

다시 교황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인간은 언제나 자연에 간섭해 왔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는 사물 자체의 가능성을 존중하며 더불어 존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자연의 실체가 스스로 내어 주는 것을 받고 또한 손을 내미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인간의 간섭으로 사물에서 최대한 모든 것을 뽑아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은 자신의 본디 모습을 무시하거나 잊어버립니다”(LS, 106).

 

무한히 인간을 이롭게 하는 자연에 기술적이고 관료적인 칼로 난도질을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연과 화해하여야 합니다.

그 화해의 몸짓으로 오늘의 줍깅도 포함됩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헌신에 감사드립니다.




제9차 갑천미사와 줍깅 참여 소감 : 나은희 로셀리나(전민동성당)

2022.2.26.토요일
My first 줍깅!
마리 베로니카 수녀님과 함께 하는 <찬미받으소서> 통독을 마치고 뭔가 실천적인 면에서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늘 들었었는데 줍깅은 내가 사는 지역에서 가장 먼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매주 날아오는 문자를 보면서도 어지럼증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오다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을 거란 일기예보를 보며 일단 가보기로 맘을 먹었다. 토요일 아침인데도 차들이 제법 많고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 숲을 지나 도착한 곳에는 시민들이 자연의 혜택을 흠뻑 누리며 산책할 수 있는 갑천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계속 서있기 힘들어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미사를 드렸지만 이 미사야말로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대지를 제단 삼아 봉헌하는 미사라는 생생함이 느껴진다. 더 이상 이 생태환경이 인간에 의해 수난을 겪는 착취당하는 예수가 아니기를, 또한 있는 그대로의 온전함을 간직한 예수님을 지켜드리도록 힘쓰는 인간이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미사를 마치고 줍깅 시작!
비가 온다고 하니 이번엔 배수구 쪽을 치우자고 하신다. 철조망을 번쩍번쩍 들어 올려주시는 분들 덕분에 담배꽁초부터 비닐봉지 등 온갖 잡다한 쓰레기들을 집게로 집어 올릴 수 있었다. 옆에서 사람을 낚는 게 아니라 우리가 쓰레기를 낚고 있다며 누군 버리고 누군 줍고 있다고 한 소리를 한다. 담배꽁초 주우면서 내 남편이 혹은 아들이 그동안 무심코 버렸을 그 꽁초를 줍는다 생각하며 보속하는 마음으로 주웠다. 쓰레기를 버렸을 누군가의 마음은 어떤 상태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보다는 여기 모인 이들의 갸륵한 손길로 구석구석 쓰레기로 더럽혀진 예수님의 몸이 조금이라도 깨끗해지겠다는 생각이 드니 쓰레기 줍는 일이 얼마나 거룩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갑천은 자연과 조화롭게 살며 생명의 숨을 쉬도록 자신을 내어주는 우리 지역 예수란 생각이 든다. 그 예수를 조작하고 왜곡시키겠다는 발상 자체는 얼마나 커다란 인간의 오만인가! 여기저기 흩어졌다 쓰레기 봉지를 들고 오는 봉사자들의 모습은 세족례를 해주신 예수님께 이제는 저희가 오염시킨 당신의 가장 더러운 곳을 씻어드릴 차례라고 행동으로 고백하는 참된 제자들의 모습이었다. 매주 이걸 꼭 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지구 가족으로서 형편되는 대로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창조하신 피조계를 보시니 참 좋은 상태로 돌보겠다는 마음을 봉헌하며 그때그때 의미있는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한다. 뭐 대단한 일 한 것도 아닌데 몸은 노곤하다. 하지만 너희들 덕분에 간만에 샤워했더니 참 개운하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같아 내 맘까지 뽀샤시다.
''갑천 이대로!'
보문산 이대로! 알쥐?''
''네, 예수님!''
내 마음에서 울려퍼지는 소리이다.
밤에 정말 일기예보대로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봄비가 와주었다.
진짜로 갑천도 제대로 샤워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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