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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연대 20220222 새만금 전국집회 발언문 - 오현화
우리는 오늘 집회를 시작하며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사라져간 뭇생명을 위한 묵념을 했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켜서 겨우 공항, 아무런 유익이 없는,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 철근과 콘크리트 덩어리를 짓는 다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수라갯벌은 8km가 넘는 대형 갯벌이었으나 개발이 시작된 이후 그 면적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손바닥만한 면적만 남았지만 여전히 수라갯벌은 바닷물이 드나들고 있는 수많은 저어새와 철새들의 서식지 및 먹이터인 갯벌이자 염습지입니다. 갯벌복원정책이 추진된다면 더 많은 생명들이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토부의 눈에 그 땅은 비어있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수라갯벌은 비어있는 땅이 아닙니다. 시민단체의 조사에서 보고된 1만 개체의 흰발농게 서식 현황이 국토부 보완서에 단 1 개체만으로 기술된 것은 국토부가 이 땅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떠한지를 단적으로 반영합니다. 환경부가 이러한 국토부의 보고서에 동의한다면 자연을 빈땅이자 착취의 대상으로 보는 그 시각에 동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10월 28일 환경부는 새만금 생태환경단지(1단계) 준공 기념식에서 탄소흡수원 확충과 함께 새만금을 찾는 방문객을 위한 생태체험 및 교육공간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한쪽에서 무자비하고 무분별한 개발을 용인하면서 그 일부를 “생태”와 “보존”의 이름으로 포장해 생색내기 하는 그 뻔뻔함에 분노합니다. 환경부 장관님은 기후위기를 더 악화시키는 신공항건설을 단호히 반대하지도 못하면서 미래세대에게 탄소중립을 위해 텀블러를 들고 다니라고 하는 것에 아무런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십니까. 정부는 이제라도 새만금 신공항을 포함한 전국의 10개의 신공항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뭇생명과 지역주민과 미래세대가 더불어 살 수 있는 탄소중립 정책을 준비해야합니다.
잠깐 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외할아버지는 젊어서 사업에 성공하여 고향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셨다고 합니다. 당시 고향에서는 마을 앞 바다를 메우는 간척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삼 년의 기간동안 할아버지는 갖은 애를 쓰며 좋은 흙과 모래와 자갈을 가지고 바다를 메웠습니다. 그러나 바닷물이 계속 들어와 어려움이 계속되어 할아버지는 결국 이 일을 계속 하는 것은 자연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하시고 간척을 중단하셨습니다. 좋은 흙으로 바다를 간척하다 만 이 땅, 실패라고 생각했던 땅은 두 세대가 지난 지금 해마다 수많은 철새가 쉬어가는 철새 도래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남긴 성공의 유산은 지금 볼 수 없지만 실패의 유산은 뭇생명이 누리는 장소로 남았습니다. 할아버지 세대의 포기와 실패가 오늘날 어떻게 자연과의 공존으로 남았는지를 보며, 우리 세대의 새만금 간척 사업이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길지를 결정하는 것 역시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짐을 남겨 다음 세대과 적자와 콘크리트 덩어리의 뒤치닥거리를 할지 혹은 인간과 자연의 화해를 시작하는 찬란한 실패의 시작이 될지는 우리세대의 손에, 정부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환경부는 미래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지 이름값에 맞는 결정을 하길 촉구합니다.
녹색당은 국토부가 발견한 흰발농게 1마리와 더불어 당신들이 보지못한 수많은 생명들을 위한 투쟁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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