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2일(토) 오전 10시 가수원교와 도안대교 사이 갑천자연하천구간(정수원 입구 방향)에서 제7차 국가습지 지정을 위한 갑천 거리미사와 줍깅이 실시되었습니다. 미사는 신성수 베드로 신부님이 집전하셨습니다.
7차인데도 쓰레기는 아직도 여전히 많이 쏟아져 나옵니다. 낙엽을 들춰낸 곳에서 삭아가는 대형 쓰레기들이, 돌맹이 사이에서 자갈인 양 숨어있는 스티로폼이 쏟아져 나옵니다. 봄이 되기 전에 쓰레기들을 다 걷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주도민 김경배님이 연대와 응원의 의미로 보라빛 콜라비를 잔뜩 보내주셨어요. 참석하신 분들에게 선물이 되었습니다.
다음은 신성수 베드로 신부님의 강론 전문입니다.
제목: 거리에서의 미사
다해 연중 제5주간 토요일 / (2022.2.12.)
마르 8,1-10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이 시작된 건 아시죠? 대전교구에서도 허둥지둥 작년 9월 27일, 7년 여정 미사를 봉헌하고 부랴부랴 그 움직임에 동참했는데요. 어떤 것 같으세요? 아쉽지만 그럼에도 나름 소박한 열매들을 확인하는 중입니다. 혹시, 제주 제2공항이 지금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시나요? 사실상 백지화 선언이 되었는데요. 이 결정에 우리쪽 지분도 상당하다는 겁니다. 지난 2020년 겨울부터 작년 7월까지! 세종 환경부 앞에서 거리미사 봉헌하면서 환경부 환경영향평가 반려가 되어, 더 이상 공항건설은 진행되지 않은 겁니다. 이런 나름의 열매? 경험들을 가지고 새로운 거리미사를 봉헌합니다. 이번엔 갑천으로 온 겁니다. 갑천 주변의 쓰레기도 줍고, 무분별한 개발을 막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미사를 봉헌하면서 영적으로 함께 한다는 겁니다.
혹시 미사는 ‘성당에서 봉헌해야지 왜 성당 밖에서까지 그러냐!’ 불편한 눈으로 보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는데요. 설마 여긴 안 계시겠죠? 안타깝게도 그런 사고방식은 내 삶이 성당 안과 밖으로 나누는, 이중적인 모습과 다르지 않을 텐데요. 그런데 이런 구분을 없애신 것을 오늘 복음에서의 기적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이라 알고 있는 오병이어의 기적, 생명의 빵 이야기 잘 아시죠? 그런데 이게 버전이 두 개 있습니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과 함께, 오늘 들으신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입니다. 앞선 기적이 유다인들, 지금으로 따지면 성당 안에서 빵의 기적을 보이신 거라면, 오늘 복음인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이방인들, 그러니까 외부에서 하느님의 기적이 필요한 이들에게 베푸신 또 다른 기적이라는 겁니다. 오늘 본문을 잘 살피면 그 의미를 엿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저들 가운데에는 먼 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
두 차례 빵의 기적 사이에는 예수님의 특별한 체험이 있으셨습니다. 원래 당신 스스로 이스라엘인들, 이미 신앙을 가진 이들을 위해 파견받았다고 하셨고, 그렇게 지내셨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적대자들과 갈등을 벌였고 생각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겁니다. 그게 스트레스가 되셨는지 이방인들 지역에 바람도 쐴 겸 다녀오신 것 같은데요. 거기서 엄청난 체험을 하시거든요. 티로에서 시라아 페니키아 출신의 한 여인에게서 말이죠. 그 여인은 이방인인데도 불구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자신의 딸아이를 위해, ‘그분이라면 내 딸을 구해주시겠지!’ 간절한 심정으로 예수님을 찾았던 겁니다.
어쩌면 거리에서, 성당 밖에서 봉헌하는 이 미사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겁니다. 예수님께서 비신자, 시리아 페니카아 출신의 여인의 간절함에 움직이셨듯이,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는 정책이나 시민들의 무관심들을 바꾸기 위해서 이렇게 우리를 이 자리로 모으셨다는 겁니다. 그렇게 사천 명의 배고픈 이들을 위해 기적을 일으켰듯이, 우리는 이렇게 거리에서의 미사를 봉헌하며 쓰레기, 무분별한 개발로 병들어가는 갑천을 살리는 기적을 만들어가는 중인데요 아주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새로운 기적, 또 다른 생명의 빵을 나누는 미사, 성찬례를 봉헌하면서 오늘 복음에 등장했던 그런 간절함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이들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외롭고 힘들지만 좋은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셨고, 지금 우리도 그 예수님의 마음으로 함께 연대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우리의 이런 기도와 헌신이 갑천도 살리고 우리 지구를 살리는 조그마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음을 하시면서, 잘~ 줍고, 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