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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수라갯벌을 다녀와서 /최필순 엘리사벳 수녀(한국순교복자수도회)
생명이신 주님
주님께는 사랑하시는 우리 이웃들의 삶 가운데
주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창조세계 가운데
주님의 평화와 생명을 나눌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셨는데
우리는 평화와 생명을 수도회 안에서만 찾고
정작 이웃들과 세상 속에서 나누지 않는 우리 모습을 깊이 반성하고
통찰합니다
수라갯벌 다큐 영화를 보고 큰 기대와 설레임으로 수라갯벌을 갔다. 첫인상과 마음은 ‘인간이 너무 잔인하구나!’ 그리고 ‘인간이라고 해서 다른 피조물의 생명과 삶을 함부로 해도 되는지....’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전에는 나와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한 조개, 게, 철새, 갈대, 바다풀 등... 이제는 이 모든 생명들이 내 안에 들어와서 나와 밀접한 이웃이고 친구이고 또한 나의 관심사가 되어 버린 지금 나는 죽어서 말라버린 게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아팠다. 게가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아서 서서히 죽어가면서 바닷물을 그리워하면서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는 생각에 미안하고 또한 인간이라는 존재인 나에게 질문해 보았다. “왜 이제야 관심과 눈이 주변의 생명에서 마음이 주는지...”
참으로 수라갯벌은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지구 안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은 소중하고 하나뿐인 생명들은 존중 받아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인간이 얼마나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인지를... 말라버린 갯벌과 장화가 빠지는 갯벌을 걸으면서 인간들이 잘못과 탐욕과 마음대로 사용해 버린 허영들로 장화는 더 깊게 빠지고 발을 옮기는 것조차 힘들어하면서, 날아다니는 철새들의 무리와 미군과 한국군의 군사작전으로 요란한 굉음을 내며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제트기를 동시에 보면서, 자유로움 속에 춤추는 철새에서 하느님의 자유와 풍요로움을 느끼고 제트기를 바라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국에 대한 욕설이 입밖으로 나왔다. 남의 나라에서 자기들 마음대로 행동하는 파렴치한 인간들....
긴 시간을 걸으면서 수많은 바다 풀들과 풀 사이에 있는 쓰레기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머문 곳에 더러움으로 자국을 남기고 있다.
천년하제 600년 팽나무 밑에서 우리들은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고 “수라갯벌은 살아있다. 새만금 신공항 건설 중단하라” 구호를 외치며 사진을 찍었다. 팽나무가 보기에는 하루살이 같은 존재인 인간인 우리들, 팽나무는 역사의 긴 시간을 묵묵히 바라보며, 찾아와서 함께 지구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 보겠다는 우리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것 같았다.
인간은 언제나 이기적이다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도 다른 피조물의 삶과 죽음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교황님 말씀처럼 “우리는 하느님이 아니다.” 우리도 지구안에 존재하는 하나의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깊이 자각하고 자신의 꼴 값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깊이 느끼게 하는 수라갯벌 순례이었다.
주님 감사합니다. 내가 당신의 피조물이고 다른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야 행복하고 평화로울 수 있음 깊이 깨우쳐 주셔서. 하느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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