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18. 보문산 개발 중단 촉구 거리미사12
- 관리자
- 2022-11-19 09:55:00
- hit378
- 114.207.92.112
김민수 야고보 신부(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 대전가톨릭기후행동 지도사제)
명함만 대전가톨릭기후행동 대표사제를 맡고 있으면서, 아무 것도 하는 일 없이 본당 핑계로 부끄럽게 바지 사장처럼 있었는데요. 지난 11월 5일에 대전가톨릭기후행동 워크샵이 있었습니다. '아, 내가 책임을 맡으면서 이것마저 빠져서는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본당의 첫토요일 미사를 손님 신부님께 맡기고 워크샵에 참석했는데요.
그날 워크샵에 참석해서 대전 충남 녹색연합 사무처장님의 강의를 듣고 동영상을 보며, 다소 놀랍고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보문산 개발에 대해서 제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자세히 알게 되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무처장님께서 워크샵에서 말씀해 주신 충북 제천시의 비룡산이었던가요? 그곳은 케이블카가 들어서면서 등산로를 아예 막아 버렸습니다. 관광객 들이 케이블카만 이용하게끔 만든 거죠.
보문산에 케이블카와 모노레일, 그리고 고층 목조 전망대가 들어서면 보문산 주변 상권들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러나 충북 제천의 비룡산을 예로 들면, 케이블카가 들어서면서 관광객들의 등산로를 막고, 상점들도 케이블카 업체와 연결된 상권만 다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주변 상권의 활성화는 터무니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보문산은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종, 그리고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보문산에 도시 여행 인프라를 조성하며 개발하는 순간, 멸종 위기종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들은 거리로 내몰리게 될 겁니다.
그러면 인간은 어떻게 할까요? 거리로 내몰린 그 생물종들을 사살하며 이제 전쟁을 벌이기 시작할 겁니다.
그리고 보문산에 우거진 그 아름다운 산림들은요? 개발과 관광객 유치라는 명목 하에 마구잡이식으로 베어 가기 시작할 겁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회칙 84항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물질세계 전체는 하느님의 사랑, 곧 우리에 대한 무한한 자애를 나타냅니다. 흙과 물과 산, 이 모든 것으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루만지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름다운 보문산을 통해 우리를 어루만지고 계십니다. 보문산을 통해 당신의 무한한 사랑과 자애를 우리에게 드러내고 계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역시 『찬미받으소서」회칙 85항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소중한 책을 쓰셨습니다. 이 책의 글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피조물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소중한 책을 쓰고 계십니다. 보문산에 있는 다양한 생물종들을 통해, 아름다운 산림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그 아름다운 글들로 책을 쓰고 계십니다.
역시 『찬미받으소서 회칙 85항에 있는 캐나다 주교회의 사회 문제 위원회 사목 교서 「하느님께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십니다.를 인용하시며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가장 뛰어난 장관에서 부터 가장 작은 생명체에 이르기까지 자연은 경탄과 경외의 끊임없는 원천입니다. 이는 또한 하느님의 끊임없는 계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보문산을 통해 당신 자신을 드러내고 계십니다. 보문산의 그 수많은 피조물들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끊임없이 드러내고 계십 니다.
대전광역시 이장우 시장님께서는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에 부딪치며 도시여행인프라 조성이 차질을 빚을 경우 걱정하고 계십니다. 도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요. 관광 인프라 경쟁력이 떨어진다고요.
보문산은 도시경쟁력을 위한, 관광 인프라 경쟁력을 위한 상품이 아닙니다. 보문산은 그 자체로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여러분, 상품과 작품의 차이를 아시나요? 상품은 쓰다가 언젠가는 폐기처분하게 됩니다. 보문산은 절대 관광을 위한 폐기처분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작품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해 가죠. 보문산은 하느님께서 지으신,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아름다운 가치를 더해주는 작품입니다.
오늘 복음에 마침 "기도의 집"과 “강도들의 소굴"이 대조되어 나옵니다.
"강도들의 소굴"은 하느님이 빠져 버린, 인간의 욕심으로 얼룩진 곳이죠. 보문산이 ”강도들의 소굴"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는, 그분이 당신 자신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기도의 집”과 같은 곳이 되어야 할 겁니다.
보문산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소중한 자리 허락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