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11. 제9차 새만금신공항 철회 촉구 거리미사 강론
- 관리자
- 2022-11-16 22: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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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수 베드로 신부(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다해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 (2022.11.11.)
루카 17,26-37
제목: 종말의 그날에
오늘 복음말씀은 세상 종말의 날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종말에 대한 이미지가 어떠신가요? 뭔가 우울하고 무섭고, 그래서 마냥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상황인데요. 그래서 죽음과 비슷할 수도 있겠는데요. 하지만 신앙이 있는 우리들에게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현실을 살아가지만 지금 이곳이 영원하지 않음을, 우리들이 원래 돌아갈 곳이 있다는 희망과, 그래서 세상 것들에 얽매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런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그분이 정말 어떠한 분이신지를, 우릴 벌주는 심판이 아니라, 구원해주시는 심판이라는 걸 말이죠~
오늘 복음에는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노아와 롯인데요. 노아는 잘 아시죠? 노아의 방주! 하느님 보시기에 흠 없는 이가 바로 노아였는데.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방주를 만들어! 세상을 구원하라 하셨는데. 지금 옆에 보이는 천막? 이 자리가 또 다른 차원의 방주가 아닐까요? 사람들이 참 한심하다는 눈으로 지나치고, 세상 일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 꿋꿋하게 하느님의 가르침에 응답했던, 결국 노아의 방주는 세상을 구원하는 정화의 징표가 됩니다.
그리고 롯 이야기인데요. 이스라엘의 단군 할아버지같은 아브라함의 조카인데요. 고향 땅을 떠날 때 함께 동행했고 분가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롯 개인보다는 그가 정착한 땅과 그의 와이프 이야기로 더 유명합니다. 재산(양들)이 많아지면서 아브라함 쪽하고 갈등에 처하자, 결국 이 땅에 정착했는데요. 그 땅이 바로 소돔과 고모라입니다. 풍족한 도시처럼 보이면서도 인심 사납기로 유명한 곳이죠. 그 동네 사람들이 롯의 집에 쳐들어와 깽판(?) 친 것도 유명한 사건인데요.
아무튼 노아 이야기와 비슷하게, 이를 눈여겨보신 하느님께서 그 땅에 불과 유황을 퍼부으셔서 멸망시키셨습니다. 그에 앞서 아브라함이 소돔의 멸망을 막기 위해서 하느님과 밀땅(?)을 한 장면도 유명한데요. “진정 의인을 죄인과 함께 쓸어버리시렵니까?” 50명부터 시작했는데, 결국 그 도시에는 최후의 의인, 마지막 의인 10명이 없어서, 결국 화를 면치 못합니다. 여기서 와이프 얘기가 등장합니다. 그래도 하느님께서는 혹시나 그 성읍에 남아있는 의인을 외면하지 않으셨는데요, 그들이 바로 롯의 가족들입니다. 그래서 10명이라는 것도 한 가족, 공동체가 없다는 의미겠지요~
그런데 참 그런 얘기 있잖아요. 살려주려면 그냥 쿨하게 하면 좋을 것을~ “달아나 목숨을 구하시오. 뒤를 돌아다보아서는 안 되오. 이 들판 어디에서도 멈추어 서지 마시오. 휩쓸려 가지 않으려거든 산으로 달아나시오.”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 걸까요. 롯의 아내가 그만 뒤를 돌아보다 소금 기둥이 되어버렸다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뒤를 봤다는 차원의 얘기는 아닐 겁니다. 자꾸 세상 것에, 과도한 욕심이나 말도 안 되는 계획에 현혹되어 멈추거나 휩쓸린다면, 어딘 가에 멈추어 선다면, 결코 살 수가 없다는 얘길 겁니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니죠~
세상 구원의 방주, 마지막 의인 10명과 함께 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지칠 수 있고, 흔들릴 수 있고, 휩쓸릴 수 있는 유혹들이 가득한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좋은 지향을 가진 분들과 함께 연대하고 신앙을 가진 우리들은, 그 안에서 힘을 얻어서, 종말의 징후가 가득한 이 세상에서! 우리의 선한 지향과 실천으로,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섭리를 다시금 드러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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