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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산 개발 중단 촉구 거리미사10

  • 강승수
  • 2022-10-21 09: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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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은 졌지만 맹그로브 숲은 이긴 까닭

 

성공회대학의 조효제 교수의 글의 제목입니다.

우리나라의 도롱뇽은 졌지만, 에콰도르의 맹그로브 숲은 이긴 까닭을 전해드립니다.

 

2006년 한국의 대법원은 도롱뇽에게는 재판을 신청할 자격이 없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비인간 동물은 자신의 ‘집’이 망가져도 인간의 법정에 억울함을 호소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희귀한 동물이라 해도 판사가 보기에는 그저 ‘자연물’에 지나지 않아 법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자격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사법부의 결정으로만 보면 이 소송은 도롱뇽과 환경운동가들이 완패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눈으로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도룡농 소송은 한국인의 생태적 상상력과 의식을 일깨운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도롱뇽을 무시한 판결이 나온 지 10년이 지난 2015년 남미 에콰도르의 헌법재판소는 맹그로브숲이 사람의 재산권보다 중요하다는 판결을 내립니다.

에콰도르는 남미를 통틀어 새우양식이 제일 활발한 나라입니다. 이익집단을 형성한 새우양식 회사들의 영향력과 로비력이 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새우양식장은 연안바다를 오염시키고 맹그로브숲은 파괴하는 주범입니다. 에콰도르 정부는 일부 남아있는 맹그로브숲을 지키기 위해 이곳을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환경부는 이곳에서 영업을 하는 새우양식업체들에 퇴거명령을 내립니다. 이에 반발한 양식업자가 행정명령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환경부의 조치가 헌법에서 보장한 개인의 재산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합니다.

환경부는 이런 결정들이 2008년 제정된 신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사건을 헌법재판소로 가지고 갑니다.

환경부는 신헌법에 나오는 ‘자연의 권리’가 재산권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침내 2015년 헌법재판소는 헌법상 ‘자연의 권리’ 조항이 재산권을 비롯한 그밖의 다른 모든 권리보다 더 우선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결정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자연을 단순히 사람이 활용하는 자원의 공급자로 여기는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생명중심주의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한국의 사법부는 도롱뇽이 법률에 호소할 수 있는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건을 기각했습니다. 반면 에콰도르의 사법부는 헌법에 규정된 ‘자연의 권리’가 헌법상의 여타권리들을 ‘가로지르며(transversal)’ 우선적으로 적용된다고 해석했습니다.

헌법에 자연의 권리가 들어 있고, 그것을 횡단적으로 해석할 수 있으면 이렇게 중요한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우리나라도 인간중심의 기존의 헌법을 생명중심으로 개정해야 합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보문산에 몸붙여 살고 있는 생명들의 권리를 지켜 주는 것이 곧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우리 사회가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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