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1주일 3월 6일(다해)
대전주보 3면 ‘공동의 집’
조세종 디오니시오(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
생태적 균형은 그리스도인의 생활 양식
기후 위기를 대처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많은 교우들은 유한한 자원의 순환촉진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자원 순환은 3R로 표현되는데, 쓰레기 줄이기(Reduce), 자원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입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욱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새로운 3R이 등장하였습니다. 불필요한 물건 사지 않기(Refuse), 포장물 제거(Remove), 플라스틱 사용 규제(Regulate)입니다.
자본주의는 자원의 채취, 생산, 유통, 소비, 폐기의 단계를 거치는 선형적인 구조로 유한한 자원을 무한히 소비하고 폐기하여 탄소배출, 플라스틱 폐기물, 자원고갈이라는 결과들을 낳았고 이러한 결과물들은 지구 온난화와 그로 인한 기상재앙으로 나타납니다. 자원순환에 참여하는 것은 경제적 인간에서 생태적 인간으로 변화하기 위한 첫 출발점입니다. 채취에서 폐기에 이르는 각 단계마다 자원순환을 관리하고 재생을 통한 탄소배출량과 폐기물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일직선인 선형구조 자체를, 원형인 순환구조로 경제를 바꾸는 것이 근본적인 길입니다.
소비자와 생산자로서 가정과 본당에서 자원 순환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 하지만, 정책적으로도 경제를 순환구조로 바꾸기 위한 일들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RE100(Renewable Energy 100%) 제도는 기업에서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이미 2018년에 그로벌 30대 기업들은 100% 목표를 달성하여 제품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기업들도 RE100에 동참할 수밖에 없지만, 외부의 힘이 아닌 우리기업 스스로의 노력과 정책적 뒷받침, 지역적인 협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화력, 원자력이 아닌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RE100 제품들을 쉽게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강원도에는 삼척과 강릉에 석탄화력발전소 4기를 건설중에 있으며 완공이 될 때에는 여기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27.1백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에 의하면 2018년 대비 2030년에 농축수산 분야에서 줄이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18.0백만톤으로, 감축하려는 온갖 노력이 무색하게 건설 중인 화력발전소 4기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1.5배나 많습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화력발전소 건설로 인한 맹방해수욕장 등 천혜의 자연환경, 바닷속 황폐화, 관광자원의 파괴는 차치하더라도 말입니다.
본질적으로 순환경제는 경제성장 논리와 맞지 않습니다. 매년 국내총생산(GDP) 3%의 성장률을 기대하는 일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것처럼 생각되지만, 그렇게 3%씩 증가하면 24년 후에는 지금보다 2배(203%)의 경제성장을 하게 됩니다. 2050년에 이르러 탄소배출 제로와 두 배의 경제확장이 양립할 수 있을까요? 경제확장을 계속하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대응할 수 있을까요? 지속가능한 경제는 성장하는 경제가 아니라 자연의 순환을 실천하는 생태적 삶의 경제로 전환할 때 가능합니다.
“환경위기에 대한 예방에 중점을 둔다면 무한한 성장, 경쟁, 소비주의, 규제없는 시장에 대한 비판을 통하여 생태적 균형의 회복을 추구해야 한다”(『찬미받으소서』 210항 참조)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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