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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신년 교례회 교구장 주교님 담화문

  • 관리자
  • 2021-01-06 14: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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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서 성령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입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신부님들과 회장님들, 예수님 성탄과 새해를 축하드립니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말로 지난해는 정말 매우 다사다난하였던 해였습니다. 매우 큰 일들이 저희에게 있었습니다.

특별히 코로나19로 성탄 시기와 연초까지 미사와 성사 집전을 위하여 많은 수고를 하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2월 말부터 코로나19의 창궐로 그 어려움과 고통은 현재까지 진행형입니다. 코로나19 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교구에는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던 일들이 발생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주일 미사를 백성들과 함께 봉헌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던 제3대 교구장이셨던 경갑룡(요셉) 주교님께서 선종하셨습니다. 서울대교구에서 대전교구로 오셔서 교구의 모든 분야에서 체계를 잡아놓으셨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선종하시기 전 5년을 병상에 계셨습니다. 소통할 수 없었고, 몸은 쇠진하여 촛불이 꺼지듯이 하느님 품으로 떠나셨습니다. 선종하시기 전날 대전성모케어센터 병실에 누워계신 경 주교님을 뵈면서도, 하느님께 맡겨드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교황님께서 한정현(스테파노) 주교님을 보좌주교로 보내주셨습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선포하는 날 우리에게는 곱절의 기쁨이었습니다. 주교 셋이 합심하여 대전교구 하느님 백성들에게 더 잘 봉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용전동 교구청 시대를 마감하고, 세종시 교구청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2020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종무미사를 봉헌하였고, 저녁에 Te Deum 미사도 봉헌하였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대흥동 교구청, 용전동 교구청, 세종시 교구청을 사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세종시 교구청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세종시 교구청을 방문하실 분마다 한마디씩 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아름답다, 웅장하다는 말과 함께 수고 많았다.”라는 소리도 들을 것입니다. 반면에 “크다, 화려하다, 운영비가 너무 많이 들 것이다.”라는 소리도 들을 것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세종시 교구청과 함께 내적으로는 복음적인 삶으로 무장하고, 외적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우리 교구의 제2주보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그 동료 순교자들”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순교자들의 믿음과 삶으로 흠뻑 젖어있는 우리 대전교구에 합당한 일입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선포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방문을 준비하면서부터 시작한 당진시와 우리 교구의 오랫동안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특별히 솔뫼성지의 이용호 신부님, 내포교회사연구소 김성태 신부님, 당진지구의 계속적인 지원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의 많은 행사가 솔뫼성지에서 개최될 것입니다.

-솔뫼성지에 “성 김대건 신부 기념관”이 완성되었습니다. 10일 후에 있을 사제 서품 미사를 봉헌하고, 한정현 주교님의 서품식도 거행할 것입니다. 앞으로 교구의 많은 행사를 거행하기 위하여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리라 사료됩니다. 아마도 전국적인 가톨릭교회의 큰 모임이나 대회를 위하여도 적절하게 사용되리라 생각합니다.

-올해 시작과 함께 발생한 코로나19 전염병이 아직도 널리 퍼지면서 인류의 고통과 비탄의 소리가 온 세상에서 들려옵니다. 우리도 성탄 시기와 연초를 20명 이내의 신자들만 참석하는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다행히 그동안 우리 교구의 성당과 기관에서 단 한 건도 집단 감염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며 방역 수칙을 잘 지켜 주신 교구의 모든 사제와 남녀 수도자, 신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대전교구 하느님 백성 여러분,

저는 지난 대림 1주일에 “2021년 사목 교서: 신앙과 삶이 하나되어 모두 한 형제로 걸어가는 공동체”를 발표하였습니다.

저는 교구의 여러 상황에 대한 말씀 교구 사목 실천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첫째,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시노드적 방식으로 살아갑시다. 김대건 신부님과 신앙 선조들의 삶을 기억하고 우리의 삶으로 옮기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희년 준비위원회를 거쳐 진행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희년 진행위원회는 모든 것을 결정하고 지침을 제시하기보다, 희년을 잘 보내기 위한 큰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그 방향을 토대로 교구의 본당, 기관, 교회 운동과 단체 등은 자발적으로 희년을 어떻게 보낼지 그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하여 구체적 실천들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지내게 될 희년은 단순한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인하여 새로운 삶의 방식을 요구받는 오늘날, 교구 공동체에 새로운 탄생을 피우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기존의 교회 활동들이 위축된 가운데, 신앙생활의 소중함을 체험하기도 하였지만, 소홀해진 것들도 많습니다. 희년을 잘 보내기 위한 각 공동체 하느님 백성들의 자발적 참여로 새롭게 탄생하는 교구 공동체를 만들어 갑시다.

특별히 우리 대전교구 시노드를 총괄하셨던 한정현 주교님께서 시노드적인 교구를 건설하는데 크게 이바지하시리라 사료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22년 세계주교시노드 주제로 : “시노드 교회: 친교, 참여, 선교”(Per una Chhiesa sinodale: Comunione, Partecipazione e Missione)로 정하셨습니다.

지난 2020년 10월 4일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에 사회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을 발표 하셨습니다. “모든 형제들”을 실행에 옮기면서 시노드적 교회를 건설할 수 있습니다.

둘째, 김대건 신부님과 신앙 선조들의 신앙을 우리의 삶과 실천으로 기념합시다. 희년을 잘 보내기 위해 기본적으로 김대건 신부님과 신앙 선조들의 신앙을 배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읽고, 듣고, 배우고, 나눈 것들을 체험하기 위해 그분들의 삶의 자리를 순례하는 것은 희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이끌어 줍니다. 희년 진행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서적 리스트와 특강 및 성지순례 등 도움이 되는 자료들을 제공할 것입니다. 제공되는 자료들을 토대로 교구 하느님 백성이 희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사목적 실천들을 마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가정교회의 활성화를 위해 각 가정 안에서 신앙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김대건 신부님의 탄생과 사제직을 통한 삶의 봉헌은 가정의 신앙적 토대 위에서 자라났습니다. 가정은 가장 기초적이고 소중한 신앙 공동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동체 미사가 중단되는 경험을 통해 가정 교회의 소중함을 더 깊이 깨달았습니다. 각 가정 안의 신앙적 토대는 우리 일상의 소중한 밑거름이 됩니다. 희년을 보내면서 각 가정이 함께 기도와 말씀 나누기 등을 통해 서로의 삶에 힘을 불어넣어 줍시다.

넷째,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생태적 회심을 통한 새로운 삶의 질서를 만들어 갑시다. 코로나19와 지난해 길었던 장마와 무더위는 우리에게 지구의 울부짖음을 외면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더는 미룰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 공동의 집인 지구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선 생태적 회심을 통해 우리의 쓰고 버리는 소비문화에 대해 성찰하고 반성합시다. 이를 토대로 창조질서의 보존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들(탄소저감 운동,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물품 사용, 먹거리 문화 바꾸기, 대중교통 활용과 걷기 등)을 각 가정, 본당, 기관 등에서 마련하여 실천합시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은 더는 미룰 수 없는 당장 실천해야 할 긴박한 사안임을 명심합시다. 우리 모두 공동의 집을 살리는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저는 이미 6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생태 보존을 위한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발표되었을 때, 각 본당의 사목평의회에 생태환경분과를 설치할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올해 신청사가 출범하면서 교구청에 사회복음화국을 신설합니다. 사회복음화국의 중요한 사목 방향 중 하나는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전 교구적 실천을 독려하고, 각 본당과 기관의 해당 분과와 함께 논의하면서 구체적 실천들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교구의 모든 본당 사목평의회에 ‘생태환경분과’를 ‘사회복음화분과’로 개편하고, 아직 마련되지 않은 본당들은 설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섯째, 가난한 이들을 통하여 우리 자신이 복음화되는 교구 공동체를 만들어 갑시다. 교회는 그 출발부터 늘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였습니다. 형제애로, 겸손하고 너그러운 봉사로, 정의로, 가난한 이를 향한 자비로(「복음의 기쁨」, 194항 참조) 그들과 함께했습니다. 이는 가난한 사람이 되시어 언제나 가난한 이들과 버림받은 이들 곁에 계신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믿음(「복음의 기쁨」, 186항 참조)을 토대로 한 실천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더욱 고통받는 이들은 다름 아닌 가난한 이들입니다. 저는 2년전 사목교서에서 가난한 이들을 돕는 복지예산 5%를 매년 1%씩 늘려달라고 간곡히 당부하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각 본당과 기관의 재정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 교회가 사용하는 재화는 우선적으로 가난한 이들을 향해야 함을 기억합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각 본당 예산의 7%를 사회복지 예산으로 배정하고 집행하여 가난한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개발될 코로나19 백신을 가난한 이들, 가난한 나라와 함께 나누는 운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여섯째,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합시다. 지난 3년 동안 남북관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대와 희망과 함께 더 큰 인내를 요구하는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회칙 「모든 형제들」에서 2017년 한국 주교회의가 발표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천주교회의 호소문”을 인용하셨습니다. “진정한 평화는 민족의 화해와 공동발전을 추구하는 대화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려는 노력으로 달성될 수 있습니다.” 평화를 만들어 가는 여정은 인내를 요구합니다. 지속적인 대화로 신뢰를 쌓아가면서, 작은 일부터 시작하여 다각도로 노력해야 합니다. 이 여정을 위해 용서와 화해는 기본입니다. 올해도 한반도 주변의 상황은 다양한 변수로 가득할 것입니다. 하지만 혼란 속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길은 바로 참된 평화가 이 땅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는 것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는 평화 정착을 위한 소중한 토대라는 것을 잊지 말고, 매일 저녁 9시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에 동참하며, 성모님께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계속 전구해 주시길 청합시다.

하느님의 은총과 교구 하느님 백성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세종시에 교구청 신청사가 완공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희년을 맞이하여 솔뫼 복합문화센터(성 김대건 기념관)도 마무리되었습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한을 기념하고 청년들의 복음화를 위한 공간인 “청년문화센터”(해미 Wake-up Center)도 순조롭게 건설되고 있습니다. 힘든 일이었지만 교구 하느님 백성 모두의 기도와 협력 속에서 완성되어감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새로운 공간들은 새로운 시대의 교구 복음화와 세상 속에 사랑과 생명의 문화가 퍼져나가는 데 이바지할 것입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교구의 사제, 수도자, 평신도 형제자매님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례 없는 도전을 직면하면서, 우리는 홀로 살아갈 수 없음을 마음 깊이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 도전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소중한 기회로 삼읍시다. 슬픔 속에서 참된 기쁨을, 절망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이 도전에 직면하여 서로 한 형제로, 함께 친교를 나누며 참여하고, 복음을 선포하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갑시다. 희년을 맞아 하느님의 크신 자비와 은총으로 우리 교구를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는 공동체로 만들어 갑시다.

변화가 심한 시대입니다. 늘 열린 마음으로 성령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형제자매의 소리와 세상의 사건이나 환경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성령의 소리에 귀 기울입시다.

대전교구의 주보이신 루르드의 성모님과 제2주보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과 동료 순교자들의 중개로 희년을 좋으신 하느님께 맡겨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1년 1월 2일
천주교대전교구장 주교
유흥식 라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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