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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선택하다

  • 임상교
  • 2020-07-04 11:30:14
  • hit257
  • 121.159.171.224

“너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

바닥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바닥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헛된 세상을 떠나 바닥으로 가야 하는 삶. 그래서 가끔 내가 딛고 있는 바닥의 상태를 바라봅니다. 내가 딛고 있는 바닥이 건강한지 그리고 내가 딛고 있는 바닥이 다른 이들의 굽어진 등은 아닌지 바라봅니다.

바닥이 된 누군가의 땀과 살 위에서, 나는 지금 여기를 지냅니다. 탄탄한 바닥, 그만큼의 누군가의 삶이 층층이 쌓여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 여기가 안전하다는 것은 불안전과 불공정의 아픔을 감내한 누군가의 삶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바닥을 바라보면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서 있는 바닥의 건강을 지켜내지 못한 죄스러움에 고개를 숙입니다.

“보시니 좋았다!” 하신 하느님 감탄의 자리는 개발과 성장의 구호로 채워졌습니다. 거룩한 것을 거룩하게 보지 않습니다. 거룩하게 창조된 생명을 경이와 감탄으로 경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거룩한 건물을 짓기 위해서 거룩한 것을 파괴하고, 매매와 수익의 대상으로 타락시켰습니다.

수직이 수평을 이기지 못함에도 수평 위에 높은 수직을 세우기 위해 거룩함의 단어를 동원합니다. 하느님은 바닥이 되셨는데, 하느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은 수직을 세웁니다. 낮아질수록 수평과 가까워질수록 바닥을 잃지 않는다는 단순한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초대를 받았습니다. 평당 1천만 원이 넘는 고급 아파트입니다. 20여 년 동안 제 통장에 찍힌 0의 숫자가 시멘트로 된 공간 두 평보다 적습니다. 아! 이게 뭐지? 욕지거리가 나오려고 합니다.

땅을 봅니다. 발을 딛고 사는 세상을 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세상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내려다보는 세상은 더 이상 생명이 어우러져 가는 세상이 아닙니다. 눈 앞에 펼쳐진 하늘을 가장한 공간을 하늘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바닥이신 하느님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바닥의 상태는 그들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희망을 말하고 싶습니다.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의지적으로 희망을 말합니다. 그리고 교종께서 품고 계신 희망을 의지적으로 선택합니다.

온전한 발전은 가능하다. 가난한 이들과 생명의 권리가 존중되는 온전한 발전은 불가능하지 않다. “온전한 발전이 평화의 새로운 이름”이라고  하신 교종의 가르침을 기억하는 오늘입니다. 오늘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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