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Home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  

    같이 나누었으면 하는 이야기들을 올려주세요. 나눔글 특성에 맞지 않는 주제나 내용은 관리자 임의로 다른게시판으로 이동하거나 삭제될 수 있습니다.

GMO에 맞서는 실천, '건강한 밥상 차리기'와 '토종씨앗 지키기' - 김은진 원광대학교 법학과 교수 인터뷰

  • 관리자
  • 2019-09-19 16:17:00
  • hit274
  • 14.51.53.32

-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이 점점 커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우리 삶의 근본 문제죠.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먹지 않을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요. 위해 식품에 대한 규제는 이미 수천 개의 조례와 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는 10여종 이상의 GMO 품종이 유통되고 있고, 대부분 공장 대량생산 가공식품의 형태로 유통됩니다. 지금처럼 밥상을 차리는 한, 안전한 먹을거리는 불가능한 일이에요.

- 우리가 늘 먹는 가공식품에 GMO가 많아서 걱정입니다.

햄, 소시지 뿐만 아니라 된장, 고추장, 간장도 원재료는 거의 다 수입산이죠.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이 22%인데, 주변에 물어보면 수입 농산물을 샀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농산물을 일부러 수입산을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런데 가공식품의 원료로 다 들어가니까, 우리 밥상의 78%는 수입농산물이 장악하고 있는 거이죠. 농약과 방부제로 샤워를 한 수입 농산물과 각종 첨가물로 만들어진 가공식품은 그 자체가 독양 덩어리예요.

-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우리 밥상의 문제는 무엇인가요?

지금 밥상을 보면 한국은 사계절이 없는 나라 같아요. 마트에 가면 1년 365일 늘 같은 자리에 있는 똑같은 채소로 밥상을 차리죠. 냉이가 언제 제철일까요? 봄? 아니예요. 겨울 내내 제철이에요. 겨울 배추농사가 끝난 빈 밭에 절로 자랍니다. 그런데 도시 사람들은 시장에 나오는 때인 봄을 제철로 착각하는 거죠. 그리고 시중에서 파는 가공식품들은 1년 365일 맛이 똑같아요. 아이들이 참 불쌍한 게, 급식에 나오는 김치가 김치 공장에서 가져온다는 거예요. 맨날 맛이 똑같으니까 질릴 수밖에 없죠. 장을 직접 담가먹던 시절에는 김치 맛이 다양했는데 획일화된 맛에 길들여지면 진짜 맛을 모르게 됩니다.

- 유기농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그러면 좀 괜찮을까요?

'좋은 것만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면 제일 먼저 유기농을 떠올리죠.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유기농의 개념은 잘못됐어요. 농약 안 친거, 화학비료 안 친 것이 유기농의 전부가 아니거든요. 유기농은 영어로 'organic'인데, 그 자체가 관계를 말하는 겁니다. 어떤 식으로 농사를 지었느냐가 아니라 어떤 관계를 만들어가는 농사냐가 중요해요. 필요한 영양분을 땅에 집어넣어 농작물이 자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면 자연과의 관계는 단절되는 거예요. 유기농도 '상품으로 만들어 사고팔면 되지'라고 생각하면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되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농부들이 아니라 유기농 인증표시만 믿어요.

- 수입 농산물도 유기농을 찾는 경우가 많은 데요.

바나나도, 커피도 유기농이 있지요. 바다를 건너 와도 유기농 인증만 있으면 유기농인 거예요. 하지만 역시 관계가 단절돼 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유기농은 아닙니다. 그리고 굳이 농산물을 수입해서까지 유기농을 먹겠다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 나라 국민들이 식량을 심어야 할 땅에서 유기농 설탕을 만들게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하고요. 그래서 저는 유기농 설탕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 '내가 그 유혹을 이길 수 있을까' 싶어서 설탕을 완전히 끊고 조청으로 대체했죠.

- 그런데 좋은 먹을거리를 찾는 노력은 미루고 안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냥 사서 먹는 일에 익숙하기도 하고요.

농사의 완성은 밥상입니다. 그런데 밥상 차리는 일의 신성함도 사라지고 효율성에 밀려 하찮은 일이 되어버렸어요. 여성 해방은 가정으로부터, 부엌으로부터의 해방이 되었고요. 집에서 2~3시간 정성껏 밥상을 차리는 일보다 직장에서 돈 버는 일이 더 고귀한 것으로 전도되어 버렸습니다. 엄마들은 아이들의 식습관 교육을 학교에 다 넘겨버렸습니다. 애초에 좋은 밥상문화가 무엇인가, 그것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어떻게 가사노동과 부엌을 공유할 것인가로 문제를 해결했어야 합니다.

- 농사의 신성함도 사라지고 돈벌이만 강조되는 것 같습니다.

80년대 말에 천만 명이던 농민이 지금은 250만으로 줄었습니다. 그 시작은 대대적인 이농 정책이었죠. 농기계와 농화학 약품이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했습니다. 생산성을 위해 단일 작물을 대량 생산하는 '도박 농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농민들이 이제 50년 전 기억을 잊어버렸다는 겁니다. 본래부터 기계를 쓰고 농약을 썼던 것처럼 생각합니다. 농업은 돈을 벌어야 하는 산업이 되어 버렸고, 농업의 진짜 가치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 그래서 GM 벼 상용화까지 하겠다고 나서는 거겠지요?

산업용으로만 하겠다는데, 발표 전에 농진청에서 발간한 책을 보면 식용으로 개발했다는 의도가 명확해요. GM 작물 재배로 인한 인근 밭과 농의 유전자 오염은 되 돌릴 수 없어요. 농사의 기본인 종자까지 GMO로 오염되면 앞으로 어떤 대처도 할 수 없어요. 토종씨앗을 살려가는 것이 그래서 더욱 종요해요.

- 토종씨앗 지키기, 나눔문화도 조금씩 하고 있는데 많이 확산되면 좋겠네요.

GMO를 막아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GMO반대가 아니라 우리 땅에서 고유하게 자라온 종자가 얼마나 훌륭한지 알려주면 됩니다. ‘하지 말자’고 반대하는 운동보다 ‘무엇을 하자’는 운동이 더 좋습니다. ‘하지 말자, 반대하자’고 하는 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던 방식의 반대이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게 되죠. 10여 년 전부터 전여농을 중심으로 ‘토종씨앗 지키기’를 하고 있어요. 지금은 토종씨앗을 구할 수 있는 품목이 다양해졌습니다. 이제는 계속 농사를 지으면서 양을 늘려가야 해요. 처음에는 농민들도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이 되었어요.

- ‘반대하자’를 넘어 ‘무엇을 하자’는 말씀이 인상 깊습니다.

이제 삶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정부가 먼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한 적은 없습니다. 그동안 정책 반대에 썼던 에너지를 생활과 문화에 쏟으면 어느 순간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다시 제대로 된 밥상을 차려야 합니다. 내 밥상이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돌아보는 것부터 해 봅시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 것인가. 우리는 땅에서 나오는 것을 그대로 먹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중소농이던 시절로 돌아가야 하고, 농사짓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삶의 방식을 바꿔 나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우리 밥상은 위태로울 것이고, 농업 농촌의 위기는반복될 것입니다.

게시글 공유 URL복사
댓글[0]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