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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대전교구 주보 3면 [공동체로 스며드는 생태사도들]_6월-1월

  • 관리자
  • 2026-02-20 0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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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

대전 정뱅이마을 침수지역 주민들 청송 산불피해지역 주민을 만나다 /여상희 안나(설치미술 작가)

 

작년 여름 대전 정뱅이마을 제방이 터졌을 때 주민들은 간신히 몸만 빠져나왔다. 뻘로 뒤범벅된 살림살이는 쓰레기로 버려졌고 곰팡이 핀 벽지와 물기를 말리느라 오랜 시간 대피소 생활을 했다. 주민들은 봉사자들과 함께 무너지는 마음을 서로 다독이며 힘든 시간을 버텨냈다.

올해 이른 봄 대규모 산불이 났다. 거센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무서웠다. 정뱅이마을 주민들은 산불 피해 주민들을 돕기 위해 청송을 찾아갔다. 종이를 구겨놓은 듯 폭삭 주저앉은 집들과 검은 산들은 마치 지옥에 온 듯했다. 아직도 매캐한 공기 때문에 기침이 연신 터졌다. 그 속에서 집을 잃은 주민들이 마을회관과 경로당에 모여 지냈다. 가져간 생필품을 나눠 드리며 위로의 말도 쉽게 할 수 없었다. 현장의 처참함에 비해 지원 물품이 너무 소소하게 느껴졌다. 산불 피해 주민들은 아주 잠깐이지만 웃으며 감사하고 받아 가셨다. 정뱅이마을 주민들은 누구보다 그 힘든 마음을 알기에 이틀 동안 바쁘게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진심으로 위로하고 보탬이 되고자 애썼다. 그후로도 릴레이 방문으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타버린 집 옆에서 고철을 모으시는 분, 다 타버린 비료를 퍼 날라 밭에 뿌려 농사짓는 분, 피해 주민들은 망연자실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더 많은 분들이 피해 주민 곁을 찾아가 함께 손을 잡아주기를 희망해본다.

 

2.

다큐영화 “느티나무 아래”, 토종씨앗이 주는 생명순환 /오선옥 파스칼리나(천안성정동성당 사회복음화분과)

 

“느티나무 아래”를 보며 오랫동안 수박농사를 지으셨던 부모님 생각이 났다. 제일 크고 좋은 수박을 골라 온 가족이 둘러앉아 다음 해 심을 씨앗을 준비했고, 아버지는 보릿고개에 아무리 배고파도 씨앗은 남겨놓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1997년 IMF시기에 우리나라 씨앗회사가 외국에 넘어가던 때, 그때의 아픔이 마음 한편에 여전히 남아있다. 기업은 이익을 목적으로 다시 심을 수 없는 씨앗을 팔고 있다. 이는 농민에게는 씨앗 값 부담이 되고, 소비자에게는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먹거리로 건강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부여여성농민회 김지숙 회장을 만나 토종씨앗 보존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건물과 아스팔트 속 도시에서 텃밭농사는 머나먼 꿈이었다. 다행히 지인이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의 텃밭을 빌려주었다. 덕분에 들깨, 땅콩, 율무, 수세미 등 10여 종의 토종씨앗을 얻어 심고 나눔을 하며 10여 년째 우리 땅, 우리 기후에 맞는 농작물, 조상 대대로 내려오면서 안전한 먹거리로 입증된 토종씨앗을 알리고 있다.

“느티나무 아래” 안상희 농부님의 우리 씨앗을 지키려는 노력과 고된 농사, ‘내가 죽고 나면 누가 이 씨앗을 지킬 것인가?’라는 물음에 가슴이 아팠다. 토종씨앗을 지키고자 하는 농부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응원하고 함께 행동할 것을 약속한다.

 

3.

생태적 경제를 꿈꾸며/임지혜 프란체스카(모두를 위한 경제 EoC 위원)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생태위기는 성장과 이윤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방식에서 비롯되었다. 어머니는 퇴직하시기 전부터 퇴직 후 성장과 이윤만이 아닌 ‘모두에게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는 노인들이 편하게 갈 수 있는 실버카페를 꿈꿨다. 중장년 창업 교육훈련을 받으며 구체적인 계획을 짰다. 실버카페 목적에 맞게 노인 밀집지역을 함께 둘러봤다. 상업지역이라고 하기엔 너무 열악한 환경이었다. 내심 괜찮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어머니의 꿈을 응원했다. 매매계약부터 인테리어 공사, 창업 자재 구입, 비용 지출 관리 등 각종 서류 준비를 도와드렸다.

오픈하자 손님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아메리카노를 처음 마셨다며 ‘커피가 왜 이렇게 쓰냐?’, 피자를 처음 먹어보며 ‘이게 뭐냐?’, ‘스무디?? 이건 왜 이렇게 차냐? 이가 시리다’ 등등의 반응을 보였다. 의구심이 우려로 커졌다. 그렇지만 당초 계획을 바꾸지 않고 ‘가격은 노인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매월 수익의 일부는 기부하기’ 등을 꿋꿋하게 했다. 다행히 노인들은 꾸준히 찾아오셨고 동네에 이런 게 생기니 밤에도 골목 훤해서 좋다며 칭찬하셨다. 노인들 도움으로 동네에 자리 잡을 수 있었고, 지금은 착한가격업소, 착한가게로 선정되었다. 그동안의 일들을 허락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경제를 통해 주님의 온기가 세상에 퍼지길 바란다.

 

4. 공동체와 함께 한 삼베 수세미 뜨기/ 강미경 마더데레사(세종성프란치스코성당 사회복음화분과)

 

세종성프란치스코성당은 점점 증가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작은 실천 방안의 하나로 <삼베 수세미 뜨기> 활동을 진행하였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아크릴 수세미는 플라스틱에서 나온 합성섬유로 설거지할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많은 자매님들이 이 작은 활동이 환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함께하였다. 서로 도와주며 수세미가 완성되고 각자의 개성에 따라 완성된 수세미에 대한 칭찬과 격려, 다양한 사용후기와 수세미 관리 방법까지 자매님들의 경험담이 이어졌다. 구역에서는 삼베 수세미를 떠 부활 선물 및 선교 물품으로 활용하였고, 재속프란치스코회에서는 세종 재속회 창단 선물로 삼베 수세미를 뜨셨다. 많은 분들이 본인이 쓸 삼베 수세미 보다 더 만들어 지인에게 선물해 주었다.

그 이후 함께 한 자매님들의 봉사와 기부로 삼베 수세미 127장이 모아졌다. 이를 본당에서 판매하여 수익금을 대전교구에서 진행하는 산불 피해 긴급 모금에 기부하였다.

봄날 새 순이 올라오듯 삼베 수세미 뜨기가 생활 속으로 퍼져가는 모습이 생기있게 보였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것도 우리들 마음에 긍정적이고 기쁘게 받아들여져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길 희망해 본다.

 

5.

“내 장례식에는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해주세요.”/박윤미 헬레나(생태환경위원)

 

어느 날 카톡이 왔다. 가톨릭 온라인 환경모임에서 만난 클라라였다. 그녀는 영종도에 살며 바닷가를 뒤덮은 쓰레기에 분노했고, 앞장서 해양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그런 그녀가 말기 암으로 청주의 병원에 입원했다. 카톡으로 “내 장례식에서 쓰레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 “장기와 시신은 기증했어요. 식기는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꽃도 화환 대신 꽃바구니로 해서 장례 후 원하는 사람에게 나눠줬으면 좋겠어요.”

그녀의 진심에 감동하여 무작정 장례식장을 찾아갔다. 오랜 시간 대화 끝에 다회용기 대여 및 세척 업체 활용을 허용했다. 청주 시청의 도움을 받아 업체를 찾았다. 세척은 가능한데 다회용기 대여가 마땅치 않았다. 다행히 성당에서 다회용기를 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 사용 소음으로 인한 다툼이 잦다고 재고를 요청했다. 대안으로 다회용 수저와 종이 그릇, 정수기 대여 및 텀블러 사용, 비닐 테이블보 대신 행주를 사용하기로 했다. 클라라는 “변화에는 인내가 많이 필요해요.” 라고 말했고 며칠 후 사랑하는 하느님 곁으로 떠났다.

지난 4월 전국 최초로 청주 시에서 친환경 장례문화를 선언하고 다회용기 대여 및 세척에 나선다는 뉴스가 떴다. 그녀가 하늘에서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하느님께 청하는 모습이 떠올라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클라라,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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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1.

찬미받으소서 피정

 

2.

‘일상이 된 재난’ 공동체가 함께 헤쳐 나가야 합니다./문서영 말가리다(갈마동성당)

 

작년 여름 큰 비로 제방이 무너지면서 대전 서구 정뱅이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 주민들은 극한 공포에 떨었고 수해복구를 위한 정부 지원 절차는 더디기만 했다. 게다가 복구 여부와 상관없이 일정 시기가 지나면 지원이 끊겼다. 가재도구가 다 떠내려간 상황에서 도시락 지원이 끊기자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공동식사를 시작했다. 수해는 슬픔과 좌절뿐 아니라 주민들 간의 갈등도 함께 가져왔다. 하지만 공동식사를 하면서 비슷한 처지의 이웃들과 복구과정, 제방이 무너지던 날의 이야기 등을 나누면서 수해의 아픔을 달랬다. 며칠이면 될 줄 알았던 공동식사는 두 달을 훌쩍 넘겼다. 주민들은 “수해를 입었지만 함께 밥 해 먹고 일상을 나누는 걸 언제 해보겠나, 다시 예전의 행복한 정뱅이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희망을 얘기했다. 정부 지원의 한계에 마주한 상황에서 주민들 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 상호호혜와 나눔은 재난을 극복하는 힘이 되었다. 지금 산불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생각하면 다시금 마음이 아려온다. 재난은 혼자 극복할 수 없다. 마을공동체를 통한 회복과 공동체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지역의 공동체 활동가들이 참여해 정뱅이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고, 생태환경위원회는 2024년 창조시기에 정뱅이마을 주민들과 함께하였다

 

3.

“월 1회 소비 없는 날”/임우택 살레시오(대전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회장)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시고 참 좋았다 하시며 인간에게 세상을 일구고 돌보라 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비가 미덕이다’라는 기치 아래 산과 하천, 땅과 갯벌을 파헤치고, 과잉생산으로 에너지와 자원을 소모하고 있습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비’를 안 할 수는 없지만 환경을 훼손하게 하는 과잉생산과 과소비는 멈춰야 합니다. 생명이 없는 물건일지라도 남용할 때 자연과 인간은 병들게 됩니다. 이에 우리 신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월 1회 소비 없는 날’을 실천할 것을 제안합니다. ①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정해 실천하기 ②장보기 목록을 작성하고 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기 ③쓰지 않는 물건이나 옷은 기부하거나 서로 교환하기 ④유행에 현혹되지 않기 ⑤자연을 바라보며 감사하기

우리 함께 ‘월 1회 소비 없는 날’을 실천하고 절약된 비용은 이웃과 피조물을 위해 봉헌하며 「2025-2028 사목교서:세상의 은총 속에서 형제 공동체적인 교회, 복음을 전하며 피조물을 돌보는 교회」를 살아갑시다.

“그리스도교 영성은 절제를 통하여 성숙해지고 적은 것으로도 행복해지는 능력을 제안합니다. 이는 바로 검소함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찬미받으소서 222항)

 

4.

행복마을에는 비닐봉투가 없다/임인식 요한(논산 행복마을 촌장)

 

매월 셋째 주일 오후 2시, 논산부창동성당에 행복마을이 열린다. 논산 행복마을에서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무료진료와 나눔’이 이루어진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복음 말씀을 실천하고자 대전충남지역 포콜라레 회원과, 가톨릭간호사협회 회원, 논산 교우들, 시청직원들이 함께하여 7년을 이어왔다. 치과, 내과, 외과, 한방, 물리치료, 약국, 미용실 등을 운영하며 노은동 푸드뱅크에서 지원해 준 식품류, 후원자들이 보내준 생필품과 빵, 쌀 등을 나누고 있다.

처음에는 이주민 형제들에게 물건을 나눌 때 비닐봉투를 사용했다. 팬데믹을 계기로 신음하는 지구를 위하여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통역에게 부탁하여 이주민 형제들에게 장바구니를 가져오도록 안내했다. 장바구니를 가져오지 못한 분들에게는 에코백과 보자기, 상자에 담아주었다. 쌀은 가마니로 구입하여 비닐 소포장했는데 전지를 잘라 만든 종이봉투에 쌀을 담았다. 종이봉투 만들기는 피조물 보호를 위해 하느님께 드리는 봉헌기도가 되었다. 몇 년이 흐른 지금은 행복마을에 오는 사람은 누구나 시장바구니를 가져와 함께 생태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논산 행복마을에 함께하는 모든 분들, 특히 부창동성당 신부님과 교우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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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 생명의 양식 / 김외숙 소화데레사(생태환경위원)

 

산수유 꽃이 부풀어 오르는 봄이 오면 마음이 분주하다. 이른 봄날 씨감자를 준비해 잘라 말리고, 텃밭에 고랑을 만들어 놓는다. 도시농부의 텃밭에는 뭘 심나, 생각이 많다. 겨울이 점점 따뜻해져서 올해 병충해 피해가 심하지 않으려나 걱정이 앞선다. 도시 태생인 내가 농사 이야기를 하면 어른들은 여러 조언을 해주신다. 제초제를 ‘풀약’이라는 이쁜 말로 바꿔 ‘풀약’ 치지 않고 농사는 지을 수 없어’라고 하신다. 농약도 거름도 하지 않는 유기농 농사를 말하면 뭘 먹으려고 하냐고 혀를 끌끌 찬다.

일제 강점기의 수탈과 6·25 전쟁의 포탄으로 우리 땅은 황폐화되어 먹을 것을 생산할 수 없는 땅이 되었다. 거름 없이는 농사가 될 수 없었고 살아야 하기에 비료는 불가피했다. 그러느라 땅과 바다는 중병에 걸렸다. 땅은 모든 것을 수용한다. 하늘의 비, 거친 날씨에 사람들이 버리는 비닐도 다 담고 있다. 그런데 그 땅은 우리에게 다시 고스란히 돌려준다. 제초제도, 거름의 중금속도 모두 다 배추, 상추, 토마토, 고구마와 옥수수에 담아 돌려준다.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시기는 생명의 감각을 강화하는 시기이다. 풍족한 먹거리 생산에서 벗어나 나와 이웃에게 건강한 삶을 주는 먹거리를 묵상하고 길러내는 시기가 되길 바란다.

 

2. 나의 작은 한 걸음이 밑거름이 되어 / 임경애 아녜스(Christian Life Community 회원)

 

나는 지난해 CLC와 함께 사는 삶을 살기로 서약했다. 그리하여 CLC 선배 회원들 활동에도  자연스럽게 함께하면서 갑천 쓰레기 줍기,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거리미사’, ‘보문산 난개발 반대 거리 미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평범한 일상을 살면서 기후위기나 환경 문제는 전문가들이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걱정은 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개인적인 실천사항 외에는 방관자였다. 거리 미사에 참여하면서 좀 더 주변 환경 생태 문제에 대한 소식을 만나게 되었고, 생각이  조금씩 변화되었다. 나의 작은 한걸음이 우리가 사는 자연과 그 안에 서식하는 생물들을 보호하는데 밑거름이 된다. 거리미사 드릴 때에는 덥거나 혹은 추운 날씨로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참석하고 나면 은혜로운 시간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생태계 보호를 위하여 앞장서고 애쓰는 활동가에게는 힘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즐겨 찾고 위로받는 갑천 습지길도 이런 관심과 참여로 무분별하게 개발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킬 수 있었다니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무분별한 난개발로부터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생명을 보호하고, 흐르는 맑은 물이 갇혀 썩지 않고 계속 흐를 수 있도록 우리 함께 거리미사에 참여하면 어떨까?

 

3.

21% 파티, 또 하고 싶어요!/송연경 보나, 박수지 스텔라(천안 쌍용동성당 주일학교)

 

지난가을 친구들과 신부님과 엄마와 함께 대전 전민동성당에서 진행하는 21%파티에 다녀왔다. 21%파티는 옷장 속에 사놓고 안 입는 옷을 가져와 서로 교환하여 입는 환경캠페인이다. 나는 내 옷 3벌을 가지고 참여했다. 내가 내놓은 옷의 가짓수만큼 의류교환권을 받고 의류교환권으로 다른 사람이 가져온 옷과 교환한다. 정말 재미있었고, 자신이 안 입는 옷을 가져오면 돈이 없어도 입고 싶은 옷을 골라 가져갈 수 있어서 좋았다. 그곳에는 옷뿐만이 아니라 액세사리, 신발, 가방 등도 있어서 선택의 폭이 정말 많았다. 또한 교환활동 외에도 재봉틀, ‘손바느질 수선 등 체험활동이 있었다. 나는 그중에 ‘한 땀 한 땀 손바느질 수선’을 해봤다. 간단한 자수와 아플리케로 수선하고 싶은 옷을 꿰매어 새로운 옷으로 탄생시킬 수 있다. 처음엔 어려울 거 같았지만 바느질하다 보니 재미있었다. 우리 성당이나 천안에서도 이런 활동이 생겼으면 좋겠다.(송연경 보나)

21% 파티에 내 친구 연경(보나)와 강지원(로즈마리)와 함께 갔다. 처음에는 친구가 권해서 간 거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가기를 잘했다. 가서 의류교환권으로 마음에 드는 옷을 골랐다. 컵 받침도 만들고 의류수선도 했다. 재미있었다. 또 하면 다시 가고 싶다. (박수지 스텔라)

 

4.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한 탄소중립! 자전거가 정답이다./정재호 바오로 (도룡동성당)

 

2025년부터 대전에서 강경으로 근무지가 변경되었다. 서대전역까지는 318번 버스, 강경역까지는 기차를 타고, 직장까지 걸어가면 왕복 총 4시간이 소요된다. 내게는 2005년 초에 구입하여 손수 정비를 하며 20여 년간 사용하고 있는 자전거가 있다. 만성요통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운동을 해야 하는데 자전거를 타면 혈행 개선, 근력 강화, 관절염 완화, 심폐기능 강화, 비만 개선 등 셀 수도 없을 만큼 건강에 도움이 된다. 자전거 경로검색을 해보니 집에서 서대전역까지 10km. 40분! 더욱이 수침교까지 8km 정도는 하상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매일 5시에 일어나 아내와 새벽미사를 하고 6:55에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면 7:50 기차를 탈 수 있다. 즉시 실행하여 벌써 세 달째다. 1km당 자동차의 평균 탄소배출량은 206g, 자전거 덕분에 매일 40kg의 탄소배출 대신 나무 7그루를 심고 있는 셈이다.

자전거는 이제 나의 건강을 지켜줄 뿐 아니라 피조물 보호를 작게나마 생활로서 실천하게 해 주는 참 고마운 평생의 반려거(伴侶車)이다. 파리협정을 맺고, 차 없는 날을 정하고, 피조물보호를 아무리 강조해도 실천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신앙은 실천이다. 공동의 집인 지구가 끙끙 앓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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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

아프리카에서 만난 성가 2번 ‘주 하느님 크시도다’ /김용민 베드로(구호활동가)

 

33년 정형외과 현직에서 은퇴하고 아프리카 탄자니아 국경 부근 ‘와소’의 가톨릭 병원에서 3개월 간 자원봉사를 했다. 그곳은 마사이족이 모여 사는 곳으로 물 흐르듯 자연에 순응하는 세상, 달리 말하면 현대적 의료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오지마을이다. 어느 날, 탄자니아 제2도시 ‘므완자’에 위치한 성 클레어 병원을 다녀오게 되었다. 450km 거리 중 절반이 세렝게티 국립공원을 통과하는 편도 10시간의 여정이다. 국립공원 안에는 사람이 살 수 없으며, 자동차 도로 외에는 사람의 손길로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없었다. 자동차 도로도 흙길로 매우 울퉁불퉁했고, 차 한 대라도 마주치면 흙먼지를 온통 뒤집어써야 했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얼룩말, 누우, 임팔라, 혹멧돼지, 기린 등 많은 초식동물이 무리지어 평화롭게 풀을 뜯으며 뛰놀았다. ‘원래 하느님이 창조하신 세상은 이런 모습이었구나’라는 큰 감동을 받았다.

어떻게 해서 세렝게티는 이런 모습이 가능했을까? 우리는 돈벌이가 된다면 벌목, 남획, 산 허물어 바다 메꾸기 등 자연파괴를 주저하지 않았지만, 그곳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지구, 자연의 원래 상태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실이 바로 세렝게티라는 생명의 낙원이다.

 

2

세계 위에서 드리는 미사/이강민 베드로(프란치스코전교봉사수도회 수사)

 

자연과 우주를 통하여 하느님을 깊이 사랑한 떼이야르 드 샤르댕 신부님의 「세계 위에서 드리는 미사」를 읽었다. 샤르댕 신부님은 오지에 가서 미사를 드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서 과거에 해오던 묵상이 떠올랐다.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통하여 성체로 현존하는 방식이 단순히 미사와 감실 안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넘어 전 우주까지 가득 채운다는 것이다. 그래서 샤르댕 신부님은 우주와 자연 만물, 한 사람 한 사람, 그들의 땀과 노력 등을 제대이자 성작과 성반, 포도주와 제병으로 삼아 미사를 봉헌했다.

나도 삼척 화력발전소 반대 순례와 광화문 거리 피케팅, 보문산 난개발과 세종보 재가동 반대 거리미사 등에 참여할 때 수도복을 입으면서 들었던 생각이 이곳이 바로 내가 기도하는 수도원의 ‘구체적 현장’이라는 것이었다. 미사 때 거룩하게 기도한 것들이 나가야 하는 현장은 ‘공동의 집’인 지구촌 전체, 우리의 형제 자매인 ‘모든 피조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수도원에서의 기도가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자연 안에 계신 하느님을 관상하는 것으로, 수어로 형제자매들과 함께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런 과정들을 통하여 점점 더 세상을 ‘하느님의 수도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3.

소비자가 바뀌면 기업도 바뀐다. /유병숙 베로니카(소비자기후행동 활동가)

 

해양 생태계를 악화시키는 미세플라스틱의 35%가 합성섬유 세탁 시 발생한다. 그럼에도 플라스틱을 원료로 하는 합성섬유를 세탁할 때 미세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21년 서산아이쿱생협 이사장 재직 당시 조합원, 일반 시민들을 모집하여 미세플라스틱저감 장치의 효용성 확인하는 실험에 참여했다. 미세플라스틱 필터를 설치했고, 필터를 교체할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된 섬유 뭉치가 붙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과정에서 세탁수가 역류하거나 배수가 되지 않는 등 여러가지 오류들도 발생했다. 하지만 해양오염원인 미세플라스틱을 바다로 방출해서는 안된다는 일념으로 겪어냈다.

전국 100개 조합이 함께 참여한 결과를 가지고 그해 12월 ‘소비자기후행동’에서 국내 가전 제조사들에게 세탁기 내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를 설치할 것을 촉구했다. 처음엔 1개 기업만 응답했으나 마침내 2023년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에서 미세플라스틱저감 기능이 탑재된 세탁기를 출시했다. 소비자들의 적극적 행동과 꾸준한 변화 촉구에 대한 응답이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를 시작으로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총 3종 10개 제품에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았다. 이는 소비자가 바뀌면 기업도 바뀔 수 있다는 확인 과정과도 같았다.

 

4

친환경 제대 꽃꽂이를 위해 우리 함께 노력해보아요! / 김새별 스텔라(도룡동성당 헌화회)

 

‘찬미받으소서’ 여정을 시작하면서 제대 꽃꽂이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매번 절화로 장식하던 제대는 연중 대부분 화분으로 대체하고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스폰지 대신 최대한 그물망을 이용하여 꽃을 꽂게 되었다. 하지만 제대를 위해 산 꽃화분은 꽃이 지고 나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또한 대축일 미사나 성탄, 부활에 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아직도 큰 숙제로 남아있다. 환경을 생각하느라 재활용품을 쓰거나 매번 같은 디자인을 반복하다 보면 풍성하고 화려한 제대는 커녕 재활용품 때문에 어딘가 지저분하고 촌스러운 작품이 되곤 했다. 하지만 지난 성탄 구유는 달랐다. 헌화회원들은 두꺼운 도화지와 버린 서랍을 주워와 예수님 탄생 이야기를 매주 하나씩 쉐도우 박스로 제작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림을 그리고 칼로 일일이 파낸 후, 유행이 지난 트리 전구에 색을 입혀 박스 안에 넣고, 폐박스를 잘라 레이어를 고정했다. 매주 힘들게 만든 작품은 누구도 재활용품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깔끔하고 근사한 모습이 되었다. 성탄에는 5주 동안 만든 쉐도우 박스를 쌓아 가운데 아기 예수님을 모시는 구유로 만들었다. 깜깜한 밤, 불이 켜진 구유는 너무 아름다웠다. 부활을 앞둔 시기, 좀 더 친환경적인 제대 꽃꽂이 디자인을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

 

 

5.

기후 재난의 피해자, 쪽방촌 형제 /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그 피해는 취약한 지역일수록 더 가혹하다. 2024년 우리나라는 113년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한 해였고, 열대야 일수는 24.5일, 최고 기온은 40도(여주시 점동면)를 기록했다. 쪽방촌의 더위는 더 심각했다. 손바닥만 한 창문,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여름을 나기 때문이다. 냉방기를 후원해 줘도 낡고 퇴락한 건물, 전기 화재 위험 때문에 틀 수가 없다. 아이스팩 몇 개를 깔고 더위를 달래 보지만 이내 녹아버리고 무기력하게 누워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겨울도 가혹하기는 마찬가지다.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추위를 피해도 추위는 머리맡에 둔 자리끼 물을 얼음으로 만든다.

도시는 취약한 존재, 열악한 상황들을 가린다. 크고 환한 대로에서는 쉽사리 볼 수 없으나 대로에서 조금 비껴 난 거리에는 쪽방촌이 있다. 쪽방촌 사람들도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저마다의 얼굴이 있다.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빚어내신 한 형제다. 쪽방촌 형제 안에 계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향해 애타게 손을 내밀고 있다. 기후변화는 모든 이 앞에 도착한 위기다. 이 위기를 뛰어넘는 힘은 맞잡은 손과 서로 끌어안는 형제애에서 나온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2024년 창조시기, 기후재난의 피해자로 대전역 쪽방촌 주민들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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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 환경부 앞 거리미사를 마무리하며/신소영 레지나(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2020년 10월 31일 제주제2공항반대 거리미사를 시작으로 하여 2024년 12월 27일 새만금신공항 철회촉구 거리미사까지 5년 동안 세종시 환경부 앞에서 거리미사를 봉헌하였다. 우리의 연대와 바람이 기도로 연결이 되어 어느새 환경부 앞은 성지가 되고 여러 도시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다.

손도 발도 심지어 성혈도 얼 만큼 매서운 추위 속에서, 날카롭게 내리쬐는 어지러운 태양 아래서, 강한 빗줄기에 온몸이 젖어버린 폭우 속에서의 우리 기도가 저 청사 안에 있는 공무원들에게 가닿기를 간절히 빌었다. 그들이 부디 용기를 내어 자본이 아닌 생명을 선택하기를 바랬다.

환경부 앞은 때로는 성산 일출봉이, 때로는 수라갯벌이 되었다. 제주도의 매가 날아왔고 수라갯벌의 흰발농게가 찾아왔다. 그리고 언제나 그곳에는 생태파괴로 고통받는 작은 생명들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어주며 함께 걸어갈 수 있었다. “두려움과 낙담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기쁘게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자”라고 희년을 선포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더 이상 누구도 고통을 겪지 않을 때까지 우리는 행동할 것이다.

 

 

2. 가톨릭기후행동 액션팀은 어떤 단체일까요?/ 최상희 베로니카(대전 액션팀장)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소속 가톨릭 기후 행동의 꽃인 액션팀은 2020년 찬미받으소서 7년여정 개막 미사 때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개막 미사 후 북극곰 옷을 입고 명동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율동을 하며 기후 위기에 대하여 많은 이들 알아주길 바라며 돌아다녔습니다, 북극곰 옷 속에서 땀을 흘리며 율동을 할 때, 정말로 북극곰이 된 것 같았습니다. 나날이 더워져가는 지구에서 살 곳을 잃고 사라져가는 동식물들 뿐만아니라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위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은 널리 알려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톨릭 기후 행동이 있는 곳엔 언제나 액션팀이 주위의 이목을 끌어주는 큰 역할을 합니다. 소수로 활동하던 액션팀이 2024년에는 활기찬 율동, 조용한 수어율동 등을 늘리면서 다양하게 활동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2025년에는 더 많은 액션팀 구성원이 생겨서 대전교구 어디에서나 기후 행동이 행하여지는 곳에서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님녀노소 누구나 환영합니다. 특히 대전교구 청년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3. 삼척에서 만난 고양이/현오름 알베르토(태평동성당 초등부)

 

저희 집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는데요. 고양이는 지난 겨울 엄마 없이 홀로 발견됐습니다. 아주 춥고 비가 왔을 때 삼척 성내동 성당에서 만났고 이름은 꼬막이입니다. 꼬막이는 눈꼽이 많아서 눈을 뜰 수 없었습니다. 강릉 동물병원에 갔는데 너무 아기여서 치료를 못한다고 했습니다. 너무 애기라서 밥이 아니라 분유를 먹어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근처에 동물 용품 매장에 가서 분유와 젖병을 샀습니다. 가격은 17,000원이었습니다. 마침 그 때 저는 1만원이 있었습니다. 이 1만원은 삼척에 갔을 때 활동가 아줌마가 제가 멋있다고 준 것입니다. 엄마랑 누나랑 석탄화력발전소가 지어지는 삼척 맹방해변에서 탈석탄 기원 미사를 드렸거든요. 엄청 춥고 바람이 불어서 깃발을 들고 걸어가는 것이 힘들었지만 씩씩하다고 칭찬도 받고 용돈도 받았지요.  저는 이 돈을 저금해서 레고를 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의 생명을 살려주려고 1만원을 냈고 나머지는 엄마가 냈습니다. 그 돈을 낼 때 좀 아쉬웠어요. 왜냐하면 원래 제 돈이고 레고를 사려고 한 거니까요. 그래도 생명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고양이가 건강해졌고 저를 깨물고 때리기도 해요. 하지만 활기차고 씩씩하게 자란 고양이를 보며 그 일을 후회하지 않아요.

 

 

4. 빵집에서 틴소중립이 가능한가요? / 임선 젬마(성심당 이사)

 

재활용 우유팩 수거양이 부족해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충격적인 기사를 접했다. 빵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원료가 우유와 생크림이 아닌가? 당장 시작하고 싶었지만 강도 높은 현장 업무에 우유팩까지 씻어 말리는 것은 무리라고 느껴져 주저했다. 하지만 나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파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고 포스터를 만들어 참여를 호소했다. 200개, 800개 1000개를 넘게 되니 용기가 생겨 이 경험을 부서에 공유할 수 있었다. ‘강압적으로 느껴질까?’는 나의 기우였다. 에코라이프에 참여하는 팀원들은 자부심을 갖게 됐고 회사의 문화가 되었다.

2024년 월평균 사용한 우유팩은 무려 12만개다. 우유팩 100개는 3kg, 재활용되면 20년생 소나무 1그루를 심는 것과 같다. 직원들은 일하면서도 매월 256kg의 탄소중립에 동참하는 것이다. 귀찮아도 보문산에 소나무가 늘어나는 것을 상상하며 기쁘게 실천하고 있다. 우유팩 이동에도 인력과 시간이 지출되어 고민하던 중 환경공단과 MOU를 맺고 주3회 수거차량을 지원받아 쌍용씨엔비로 보내 재활용하게 되었다. 프로젝트가 알려져 전국의 카페, 빵집이 동참한다면 공동의 집 지구가 더욱 건강해질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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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 쓰레기 처리장에서 생태적 회개를!/박윤미 헬레나(생태환경위원)

 

우리는 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많다. 쓰레기를 잘 처리하기 위해 재활용 분리배출을 할지,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버릴지 꼼꼼하게 따진다. 그리고 집 밖으로 내보내고 나면 ‘알아서 잘 처리하겠지’하고 잊어버린다.

집 밖으로 나간 쓰레기는 재활용, 소각, 매립으로 처리된다. 대전 금고동 자원순환시설에는 비가연성 쓰레기를 처리하는 12만평의 규모의 매립장, 가연성 쓰레기와 슬러지를 태워 열에너지를 만드는 ‘환경에너지 종합타운’, 음식물류 폐기물과 음폐수로 바이오가스를 만드는 ‘대전바이오에너지센터’가 있다. 쓰레기가 메탄가스, 열에너지, 바이오가스가 된다는 것은 반갑지만 그 또한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사실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무엇보다도 눈 앞에 펼쳐진 어마어마한 쓰레기의 양에 놀라게 된다. ‘설마 저는 아니겠지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2022년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1일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전국평균 0.87kg이다.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은 연간 208kg에 이른다. ‘바로 저였군요!’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온다.

우리가 구입하는 모든 물건은 어느날 쓰레기가 된다. 소비를 줄이면 쓰레기도 줄어든다. 이제부터라도 절제와 검소한 생활로 공동의 집을 지키기로 결심한다.

 

2. 새 옷 대신 새로운 옷!/서원자 글라라(여성연합회장)

 

10년 전 봄 꽃 무늬 원피스를 샀다. 붉은 장미와 잎이 그려진 하얀 원피스였다. 입으면 마음도 환하고 밝아져서 좋아했다. 한 해 두 해 원피스에는 즐거운 추억이 쌓였다. 축하의 자리에도 입고 가고, 공연도 가고, 가족과 함께 분위기 있는 저녁을 즐길 때도 있었다.

10년이 지난 어느 봄날 옷장 속에서 원피스를 꺼냈다. 입어 보니 전만큼 예쁘게 보이지 않았다. 오버 사이즈 옷이 유행하는 시기라 몸에 끼지는 않아도 조금 넉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몇 번을 매만지다 다시 옷걸이에 걸어 넣어두었다. 새 옷을 사야 하나? 옷을 오래 입는 것이 공동의 집 지구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실천인데.

며칠 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다시 옷장을 열고 원피스를 꺼냈다. 원피스는 여전히 짱짱하고 화사했다. 플레어 스커트와 칼라는 그대로 두고 넉넉한 품의 블라우스를 덧대면 어떨까? 옷장 속에는 맞춤하게 곤색 블라우스도 있었다. 이리 저리 궁리한 끝에 재봉상자를 꺼내고 가위로 원피스를 잘랐다. 원피스 허리는 재봉틀로 손질하고, 칼라 부분은 손바느질을 했다. 순식간에 원피스가 투피스로 변신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원피스의 화사함을 간직하면서도 유행에 뒤처지지 않았다. 새 옷 대신 새로운 옷이 생겼다!

 

3. 공유 장바구니로 비닐 쓰레기를 줄여요/조숙 그라시아(전민동성당 사회복음화분과장)

 

아파트 단지 앞에 5일장이 열리면, 우리 손에는 어느 순간 검은 비닐봉지가 여러 개 들려진다.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데, 본당에서만이라도 검정비닐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고민했다. 우리는 주보를 통해 에코백, 보자기, 식탁보, 커텐천 등을 기증받았고, 재단, 재봉질, 손바느질 등 재능 기부로 각각의 개성을 담은 예쁜 장바구니가 탄생되었다. 기증해 주신 분들에게 사진으로 감사함도 전하며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성물방에 공유장바구니 상자를 놓고, 성당에서 물건을 사가져갈 때는 상자 속 공유장바구니를 이용하고, 시장을 볼 때도 공유장바구니를 빌려 사용하자고 캠페인을 벌였다. 여러 사이즈의 장바구니는 호응이 좋았고, 레지오 단원들의 적극 협조로 야외행사 시에 보자기로 개인 간식 보따리를 만들어 사용하고, 후에 가방 악세서리로 진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유장바구니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공유장바구니 상자가 빌 때가 많았다. 검정비닐 대신 공유장바구니를 활성화하려면 먼저 집에 있는 장바구니를 사용하려는 실천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바구니는 선물로서 기념품으로 집에는 늘어나는데.. 시장에서는 순환되지 않는다. 지금 바로 가방에 지갑과 함께 장바구니를 넣어보자.

 

4. 공유우산, 갑작스런 비에도 걱정없어요/이효향 안나(만년동성당 사회복음화분과장)

 

성당에 왔다가 예상치 못한 비가 올 때, 좀 난감하다. 성당 우산꽂이에 주인 없는 것같은 우산이 있기는 하지만, 확신할 수 없다. 집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고 우두커니 기다린다. 이럴 때 누구나 빌려가고 반납하는 공유우산이 있었으면 싶었다.

사회복음화분과장이 되고 공유우산을 실행에 옮겼다. 딸래미가 반장공약으로 학급에 비치했던 비닐우산 5개를 성당에 가져왔다. 우산꽂이 한켠에 ‘만년동성당 비상우산’ 표지를 붙이고 비닐우산 5개를 채워놓았다. 주보에 공유우산 기부를 요청했다. 교우분들께서 가져다주신 우산들로 우산꽂이의 공유우산 자리가 채워졌다. 갑작스런 비가 오고 나면, 공유우산 자리가 더 좋은 우산들로 채워지기도 했다.

집에서 자리만 차지하는 우산도 작동만 된다면 버려야 하는 골칫덩이가 아니라 공유우산이 될 수 있다. 오래되어 손잡이가 끈적이는 우산은 비닐 테이프로 감고, 우산 여밈 끈이 시원찮을 경우 간단한 수선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갑작스런 비로 난감한 우리를 도와주는 고마운 우산이 된다. 급할 때 사용했던 감사함을 깊이 간직하고, 비 때문에 곤란한 다음 사람을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으로 제자리에 다시 꽂아주기만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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