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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대전교구 주보 3면 [공동체로 스며드는 생태사도들]_12월-7월

  • 관리자
  • 2026-02-19 2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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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

1.

도룡동성당에 비건 잔치 열렸네 비건대첩 / 도룡동성당 사회복음화분과

 

금요일 금육 의무를 모르는 바 아니고, 채식이 지구를 위해서나 나를 위해서 좋은 것은 알지만 막상 지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고기 한 점 들어가지 않은 음식이 어디 맛있겠는가! 성당에서 비건대첩을 연다는 말에 맛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다. 행사당일 성당 옥상엔 자유롭게 참가한 14팀의 비건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일 맛있는 음식에 투표하라는데 다 맛없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했지만 하나하나 맛보며 나의 선입견은 산산이 부서졌다. 전체요리, 소스, 메인음식, 간식, 디저트까지 섭렵하고 나니... 큰일났다, 투표를 해야하는데 다 맛있다! 비건이 문제가 아니라 내 요리실력이 문제였던 것이다. 성당에서는 나 같은 똥손을 위해 출품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요리책도 만들어주셨다. 요리책은 도룡동성당 홈페이지에서 언제든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해두셨다니 이번 주 금요일에는 요리책에 나온 음식으로 금육을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구도 구하고, 피조물도 구하고, 나도 구하고, 맛도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지구를 위한 식사 비건요리책 바로가기 http://www.doryong.or.kr/kwa-19882-164

**비건: 육류, 유제품, 달걀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고, 가죽이나 동물성 성분으로 만든 제품도 사용하지 않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2.

세상을 바꾸는 복음적 경제/류현애 소화데레사(전민동본당 사회복음화분과장)

 

1028(), 전민동성당에서 제2회 대전교구 평단협 생태영성 아카데미가 열렸다. 이번 특강은 성심당 김미진 아녜스 자매를 강사로 초대하여 하느님과 함께 한 성심당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신자뿐 아니라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진행하였다. 성심당은 이미 전국에 빵지순례로 유명하고 대전의 명소가 되어 인터넷 후기가 넘쳐나고 있다. 대전 사람들에겐 일상이고 추억이고 익숙한 장소인 성심당이 어떻게 빵지순례지가 되었을까? 이러한 궁금증이 지역주민의 발걸음을 성당으로 옮기게 했나 보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300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성당을 찾았다. 김미진 아녜스 자매는 성심당이 걸어온 길을 통해 일터 안에서 평신도가 실천할 수 있는 복음적 경제의 실천 방안을 나누며 이윤보다 모두의 행복을 생각하는 경영이 결국 더 큰 축복과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낸다고 전했다.

전민동 성당은 올해 전신자 생태영성교육을 4차례 시행하였고, 환경영화 상영, 제로웨이스트 운동, 친환경제품 판매와 사용, 아나바다 장터를 진행하면서 생태감수성을 회복하고 생태적 실천을 함양하고자 노력해 왔다. 이번 강의를 통해 참석자들은 일터에서도 하느님과 동행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운지, 그리고 한 사람의 신앙인이 사회와 경제 안에서 얼마나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를 깊이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3.

영화 알바트로스를 관람하고/고윤숙 루시아(서산동문동성당)

 

바다는 더없이 푸르고 맑았다. 끝없이 이어진 수평선 위로 새들이 유영하듯 날았다. 나는 그 아름다움 속으로 빠져들었다. 알바트로스는 물고기와 쓰레기를 구분하지 못했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라 믿고 삼켰다. 그것을 다시 토해 새끼의 입에 정성껏 넣어주었다. 그 모성의 순수함이 안타까워 눈물을 삼켰다. 플라스틱이 소화되지 않아 위장을 비우지 못한 새는 날지 못했다. 쓰러져 결국에 생명을 다했다. 죽은 어린 새의 배가 불룩했다. 볼펜, , 비닐, 장난감 조각, 이쑤시개 같은 플라스틱 토막들로 가득했다. 바닷가엔 깃털과 가죽 안에 쓰레기를 내장처럼 품은 채 죽어간 새들의 사체가 즐비했다.

정부는 권력을, 기업은 이윤을 위해 끝없이 새 제품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쌓인 플라스틱들이 바다를, 생명을, 우리를 병들게 한다. “어쩔 수 없다는 말로 스스로 위로하며 살아왔다. 이제 그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변명인지 안다. 밥 짓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 성당 안에서도 버리는 일은 피할 수 없다. 작은 편안함이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었다. 귀한 손자에게도, 알바트로스에게도 나는 죄인이 되었다. 나는 기도한다. “정말 미안하다, 후손들아. 미안하다, 알바트로스야.”

*‘알바트로스상영을 원하시는 공동체는 생태환경위원회로 연락주세요.

 

4.

2026년도 기도 중심의 생태계획 세우기/최인섭 토마스(생태환경위원회 사무국장)

 

주님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25년을 마무리하며 2026년도에는 기도 안에서 시작되는 생태적 회심의 여정을 걷고자 합니다. 창조주 하느님께서 주신 이 세상은 우리에게 맡겨진 사랑의 선물이며, 그분의 뜻 안에서 돌보아야 할 공동의 집입니다. 공동의 집에서 하느님 뜻대로 살아가기 위해 먼저 미사와 기도로 마음을 모읍니다. 미사를 봉헌하며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그리스도인들이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기도를 바치며, 피조물 안에서 하느님의 숨결을 느끼고, 창조의 아름다움을 묵상하고, 하느님 안에서 생명과 조화의 길을 찾습니다.

생태환경위원회에서 신부님, 수녀님, 신자들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봅니다. 기후위기는 날로 더 심각해지고 있으나, 우리의 기도가 분명히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도에서 깨어난 마음은 실천으로 이어집니다. 대전교구 곳곳에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를 아껴 쓰며, 목소리가 없는 피조물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선택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대전교구 2040 탄소중립을 향해 단단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창조주께 감사를 드리며, 모든 피조물이 함께 찬미의 노래를 부르는 세상을 바라봅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참 좋았던그 세상, 그 회복의 길을 우리 모두 기도로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11

1.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오현화 안젤라(한국가톨릭기후행동 평신도 대표)

 

해마다 9월이 되면 전세계 방방곡곡에서 기후정의를 외치는 시민들의 행진이 벌어진다. 지난 927, 서울 뿐 아니라 부산, 대전, 제주, 청주, 광주, 산청, 완주, 안동 등에서 많은 시민들이 각자의 의제를 가지고 모였다. 나는 2019년부터 이 행진에 참여하여 이제는 지역에서 함께 조직하는 일을 하고 있다.

기후정의행진에서는 단순히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추상적인 구호만을 외치지 않는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구조적인 원인을 직시하고, 우리가, 국가가 바뀌어야 한다고 소리 높인다. 올해 기후정의행진은 팔레스타인의 학살을 멈추고 평화를 촉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에너지의 정의로운 전환, 난개발 반대의 목소리가 다양한 주체들로부터 터져나왔다. 이것이 광장이고 이것이 민주주의다. 우리는 색색깔의 손팻말을 들고 노래하며 거리를 걸었고, 앞으로도 계속 나아갈 것이다.

더 나은 내일은 꿈만 꾼다고 거저 오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으면 찾아서 배우고, 알면 실천하고, 실천하면 다른 이에게 전하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으면 목소리를 내자. 미래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지구를 위한 우리의 투쟁과 염려가 결코 우리 희망의 기쁨을 앗아 가지 못합니다.”(찬미받으소서 244)

 

2.

탄소중립 SOL 인증받기까지 만년동성당의 시노달리타스의 여정/이효향 안나(만년동 본당 사회복음화분과)

 

2025915, 만년동 본당 공동체는 두 번의 실패를 딛고 탄소중립 100% 도달을 뜻하는 ‘SOL’을 달성하였다. 우리 본당이 탄소중립을 향해 달려왔던 길은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해 가는 여정이었다. 사회복음화분과는 공동체에게 ‘2040 탄소중립을 알리고, 공동체 구성원 남녀노소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탄소중립실현을 위하여 노력할 수 있는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실천했다. 주임 신부님은 사회복음화분과장을 사목회장단 회의에 초대하여 매주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적 노력과 만년동성당 각 단체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셨다.

본당 공동체는 단순히 탄소중립활동의 실천을 넘어 하느님 창조질서보전과 본당 탄소중립을 위하여 꾸준히 함께 기도하고 그 기도를 정성껏 모아 주님께 봉헌함으로써 냉난방 적정온도 지키기, 일회용품 •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더운 날씨에도 줍깅하기 등 거룩한 불편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영혼의 근육을 키웠다. 신부님, 수녀님께서도 이러한 활동에 저도 할게요하시며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고, 신자들의 옆에서 함께 해 주심으로 공동체가 지치지 않고 실천할 수 있도록, 포기하고 싶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셨다.

만년동 본당 공동체는 교구 기준상 탄소중립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더 많은 신자들이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진정한 하느님 창조질서회복을 향해 평신도, 수도자, 사제가 함께 손잡고 계속 걸어갈 것이다.

 

3.

바로 지금 여기모두가 연결되어 있다/김진아 카타리나(원신흥동 본당)

 

1회 기후정의영화제 바로 지금 여기’, 917, 100개 극장에서 동시 개봉했다. 대전에는 3개관에서 열렸는데 그중 생태환경위원회가 진행하는 독립영화관 씨네인디U에서 지인들과 함께 관람했다. 기후위기는 어느 한 지역, 한 국가, 한 민족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벌어지는 일이다. ‘바로 지금 여기는 우리나라의 기후위기를 담은 영화이다. 기후위기는 모두에게 똑같지 않았다. 여성농민, 쪽방촌... 사회적 약자일수록 더 먼저, 더 깊이 상처를 입는다. 그들을 돕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으며 바로 지금 여기에서 실천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다짐했다.

영화를 보면서 갑천자연하천구간이 떠올랐다. 대전의 허파노릇을 하는 갑천습지를 지키기 위해 첫째 주 토요일 아침마다 거리미사를 드리고 쓰레기 치웠다. 갑천에 떠내려온 온갖 생활 쓰레기들이 얼마나 다양한지 놀랐고, 국가습지로 지정된 후 다 같이 안도했다. 또한 제주 제2국제공항 건설 취소를 위해 10개월여 환경부 앞 거리미사를 드리다가 법원의 제주제2공항 환경부 반려소식이 나왔을 때 한없이 기뻐했다. 한번 승리해 본 사람은 안다. 우리가 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할 수 없게 되더라도 결국 계속 연대하며 소리를 내고 약자를 생각하며 다 함께 살아가자고 한다면 결국 우리는 승리하게 된다는 것을.

 

4.

줄이면 복이 와요!/박윤미 헬레나(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명절이면 늘 부엌이 전쟁터였다. 전과 빈대떡을 부치고 갈비를 굽느라 기름 냄새가 집안 가득 배었고, 음식 만드는 일이 끝도 없어 명절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렇게 애써 차린 음식이 명절이 지나고 나면 냉장고와 냉동칸을 오가다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TV에서는 늘어난 체중 운운하며 다이어트 상품 광고가 기승이다. 볼 때마다 허탈했다.

몇 해 전 기후활동을 시작하면서 식구들과 의논하여 명절 음식량을 줄이기로 했다. 거기에 더하여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늘렸다. 전은 딱 맛있게 먹을 만큼, 갈비찜 대신 버섯 우엉 잡채에 소고기 고명을 얹었고 버섯 채소 만두를 빚었다. 너무 소박할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괜찮았다. 식구들 모두 새로운 조리법을 환영했고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덧붙였다. 무엇보다 명절 뒤 냉장고에 남는 음식이 거의 없어 기뻤다.

음식량을 줄이니 부엌에 서있는 시간도 줄어 식구들과 산책을 나가고 영화도 볼 수 있었다. 덜 차리니 음식물 쓰레기가 줄고, 육식량도 줄어 기후위기에 작은 보탬이 되었다는 뿌듯함도 함께 나눴다. 명절이 이렇게 여유롭다니. 경험해 보니 알겠다. 명절의 풍요는 음식의 양이 아니라, 식구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과 대화에서 나온다. “줄이면 복이 와요!”

 

 

5.

에코체크탄생을 축하하며/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대림절이다. 올해 대림절에 특별한 어플이 세상에 나온다. 바로 생태환경위원회와 홍보국이 함께 만든 생태실천달력 에코체크(ECCE)’. 생태활동을 체크한다는 뜻이면서, 라틴어 ECCE에서 따온 말로 하느님의 창조세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난 두 달간 모의실천단이 결성되었다. 어플에 들어가면 주차별·월별 실천항목이 제시되고, 인증샷과 메모를 올리며 활동을 기록한다. 개인의 실천기록이 저장되고, 다른 이들의 실천에 좋아요와 댓글을 남길 수도 있다. 주간 통계와 연속실천 횟수를 알려주어 동기부여가 된다.

짧은 실천이지만 그 안에는 큰 힘이 있다. 실천사항을 의식하며 직접 해보니 무심코 사용하는 전기와 플라스틱 등 평소의 습관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작은 변화가 생활 속 회개의 씨앗이 되고, 반복되는 실천은 습관으로 자리 잡는다. ‘나도 지구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존감과 효능감이 올라갔다. 무엇보다 함께해서 더 큰 힘이 났다. 가족, 구역, 본당이 한마음으로 실천하며 서로를 격려할 때, 그것은 하느님의 창조세계를 지키는 신앙적 연대의 체험이 되리라 믿는다.

작은 실천이 모여 일상을 바꾸고, 그 변화가 세상을 새롭게 만든다. ‘에코체크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생태적 회개와 변화의 시작이다.

 

***************10

1.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도 줍고 쓰레기도 줍고/조은혁 프란치스코(쌍용3동성당 중고등부)

 

7월의 더운 여름날, 친구들과 함께 주일학교 줍깅에 참여했다. 성당에서부터 불당천까지 쓰레기를 주웠는데 꽤나 많았다. 무심코 길바닥에 버린 간식 봉지들이 생각나 조금은 부끄러웠다. 덥고 힘들었지만 각자 텀블러에 담아 온 얼음물을 마시니 시원해졌다. 처음엔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 하지만 작은 생활 습관 하나로 지구를 지킨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으쓱했다.

두 번째 활동으로 불당천 생태탐방을 했다. 이휘규 베드로 생태 선생님과 함께 도심 속에 숨어있는 생태를 관찰하고 발견하는 신기한 탐사였다. 흔히 볼 수 있는 토끼풀을 뜯어서 허니 가이드를 보여주셨다. ‘허니 가이드는 벌과 곤충을 끌어들이기도 하고, 또 약간의 독성을 품고 있어서 벌레가 잎을 먹는 걸 막기도 한다. 토끼풀 같은 작은 식물에게도 생명을 지켜내는 힘이 있다니! 주님이 만드신 생명은 어느 것 하나 무의미하고 하찮은 것이 없으니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이제 길가에 핀 작은 풀잎 하나도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겠다.

줍깅도 생태탐방도 직접 활동하니 내 몸과 마음도 쑥쑥 성장하는 기분이 들었다. 다음에는 우리 지역 유적지와 생태 탐방을 한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2.

소나무는 말한다. 희망의 씨앗은 내 안에 있다/ 김외숙 소화데레사(하기동성당)

 

하기동성당 사회복음화분과에서 강원도로 희망의 생태 순례를 다녀왔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를 공부하고, 각자의 삶 안에서 실천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됐다. 하느님이 창조한 세상을 체험하고, 자연을 향한 경외심을 고양할 수 있었다. 강릉 강문해변의 해수면 상승과 해안침식 현장, 물이 바닥난 오봉저수지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마주했다. 겉으로는 아름답지만 마음 아픈 소리가 파도소리를 타고 들려왔다.

청태산의 숲에서 소나무를 만났다. 사람들이 숲을 이용할수록 소나무는 서식지가 넓어지고 전쟁을 벌여 숲이 파괴되면 오히려 파괴된 숲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소나무는 천천히 자란 덕에 속을 꽉 채우므로 천 년의 풍상을 견뎌낸다. “나는 좀 힘이 들더라도 나만의 길을 가겠어.” 소나무의 패기가 신선하다. 경쟁 속에 사는 현대인에게 저마다 자기만의 속도를 찾아가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기후변화로 인한 건조한 날씨로 산불이 자주 난다. 소나무 일색으로 인공조림한 탓에 송진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여 소나무가 미움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산불로 모두 불타 척박한 땅이 되면 제일 먼저 소나무 씨앗이 싹을 틔운다. 다시 생명이 시작된다. 미움받던 소나무가 회복의 씨앗으로 다시 태어난다. 희망의 씨앗은 우리 안에 있다.

 

3.

에너지자립마을 라베르나 수도원 견학/ 최경해마리아(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

 

2021년 늦가을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 활동가들과 함께 지리산 중턱 작은형제회 라베르나 수도원을 방문했다. 트럭 짐칸에 앉아 산 중턱까지 오르는 동안 손에 닿을 듯 주렁주렁 열매가 달린 감나무와 사과나무에 감탄했고, 늠름한 산세와 아름다운 경치에 환호했다.

라베르나 수도원은 외부로부터 전기와 물을 공급받지 않고 자급자족한다. 계곡의 흐르는 물을 받아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태양광과 태양열을 활용하여 전기와 온수를 얻고 실내 온도 20도를 유지한다. 겨울철 햇빛이 부족할 때는 일주일에 한 번 통나무 수목보일러를 사용한다. 무엇보다 건물 벽에 단열재를 넣어 두께 60센티로 지었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적다.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도록 창문과 문도 여름 겨울 교체가 가능하다. 낮에 생산된 남는 전기는 ESS(Energy Storage System)에 저장하여 사용한다. 이는 적정기술이 활용된 것으로, 덕분에 시야를 막는 전봇대나 전선이 없다.

필요한 것만 하고 불필요한 것은 하지 않겠다는 방향을 정하고, ‘인간 위주의 편리함이 아닌 자연을 해치지 않는 선택을 하며 지은 건축물 앞에서 들에 핀 나리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아라. 그것들은 애쓰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라는 성경구절이 떠올랐다. 주님께서 선물로 주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우리 주변에 더 많아지기를 기도한다.

 

4

쓸모를 다한 공간에 예술로 새 숨결을 / 서은덕 미카엘라·송부영 프란치스코(대흥동성당, 문화기획자)

 

오래된 건물은 부수고 새로 지어야만 하는 걸까? 문화공간 <구석으로부터>는 이 질문에 새로운 답을 쓰고 있다. 대전 동구 정동 인쇄골목 한 구석에 대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교회 건물이 있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전을 돕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모금해 19665월에 준공한 오순절 구령회관이다. 1992년까지 정동교회로 사용되다 이후 개인에게 매각되어 잊혀지고, 오랜 기간 창고로 이용되었다.

 

2016년 문화기획자들인 우리가 맡아 문화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우선 짐과 먼지를 거두고, 차분히 본모습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실내 공사를 하며 새로운 재료보다 공간에서 나온 재료와 사용했던 물건들을 최대한 활용했다. 천장에서 뜯은 나무를 창문 빛 가리개로, 성심당에서 쓰던 의자를 관객석으로, 기존에 발라놓은 벽지와 장판은 액자에 넣어 장식품으로... 그리고 그곳에서 나온 먼지를 작은 병에 담아 오픈 기념으로 손님들에게 선물했다.

 

<구석으로부터>에서는 지금까지 예술인들과 함께 다원예술을 기반으로 미술, 연극, 무용, 음악 등 장르의 경계 없이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앞으로도 대전을 재건하고자 한 사랑의 손길을 기억하며 공간의 시간과 이야기를 소중히 담은 예술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인스타그램 from_the_corner)

 

****************9

1.

공동의 집 지구를 지키는 작은 씨앗, 불휘벗! /김소라 율리안나(하늘땅물벗 불휘벗)

 

플라스틱이 넘쳐나는 요즘과 달리 공산품이 많지 않던 어린 시절, 친구들과 뛰놀며 찬란한 햇빛과 촉촉한 땅의 질감을 맘껏 느끼곤 했다. 그 기억들은 하느님 보시기 좋았던 세상을 다시 만들어가려는 마음을 먹게 한다.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원들과 함께 생태영성모임, 불휘벗을 결성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도에 시작하여 20234월에 승인을 받았다. 처음 1개월은 서울대교구 하늘땅물벗에서 파견 나온 자매님과 함께 온라인으로 회합을 하였다. 회합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기도를 바치고 일상생활에서 피조물 보호를 위해 실천한 활동을 나눈다. 모임을 하지 않을 때에도 생태 환경에 관심을 두고 메신저 서비스를 통하여 회원 간에 교류하고 활동과 정보를 공유한다.

공동의 집 지구를 돌보려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연대가 필요하다. 대전교구의 생태위원회에서 실시하는 생태 교육 및 찬미받으소서피정, ‘삼척석탄화력발전 반대 미사 함께 하기등 각자의 자리에서 이웃들과 함께 생태감수성을 키우며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생태 문제와 관련한 교회 안팎의 온오프라인 서명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대전교구에 더 많은 하늘땅물벗 벗님들이 생겨나 함께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주님께 나아가는 순례의 여정을 걷고 싶다.

 

 

2.

자연의 품에서 보낸 하루: 신두리 해안 사구 탐방/김향초 재클린 (천안성정동성당)

 

매스컴에서 기상 관측 이래 최고를 경신했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던 지난 6, 신두리 해안 사구 탐방을 갔다. 더운 날씨에 괜히 신청했나, 하는 후회를 하며 탐방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신두리 사구에 도착하니 선선한 바람이 불어 어느새 반팔옷 위에 점퍼를 걸쳤다.

광활하게 펼쳐진 모래 언덕에 푸른 초원이 펼쳐졌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천천히 걸었다. 운이 좋게도 내 앞으로 재빠르게 지나가는 표범장지뱀을 만났다. 통보리사초, 갯매꽃, 갯방풍꽃, 갯쇠보리 등 신두리 해안 사구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식물도 만났다. 해수면과 육지의 온도 차로 해변에 낮게 해무가 피었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 어스름 새벽을 걷고 있는 듯 몽환적인 풍경이었다. 내 안에 동심이 꿈틀거리며 푸른 초원의 한 마리 야생마처럼 뛰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살며시 금지선을 넘어 사구로 발을 옮기려다가 들어가면 안 돼요라는 일행의 외침 덕분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가슴깊이 올라오는 평화는 나의 몸과 마음을 조용히 다독여 주었다. 나는 한 마리 나비처럼 가볍고 자유롭게 날아오르며 눈앞에 펼쳐진 신비롭고 평화로운 자연의 경관에 경의를 표했다. 급격히 나빠져 가는 기후 환경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하느님 창조질서보전을 위해 기도했다.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3.

탄소업슈탄생단 출발!/안경선 마리아 막달레나(천안구룡동성당 사회복음화분과장)

 

아까시나무 꽃이 필 때부터 밤꽃이 질 때까지 애반딧불이 모니터링을 했었다. 산기슭을 따라 반짝이던 모습이 생생한데 지금은 그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기후위기 앞에서 공동의 집 보호를 위한 날갯짓으로 천안구룡동성당(이정욱 신부)은 지난 3충남 탄소중립 생활실천단’(탄생단)에 가입했다. ‘탄소업슈앱을 이용하여 에너지, 수송, 폐기물, 홍보 등 4개 분야의 탄소중립 활동을 실천 인증하면 포인트가 쌓이는 충남형 탄소중립 포인트제다. 주일학교, 자모회, 꾸리아, 안나회, 요셉회 등 단체를 돌며 개인 가입 및 기관설정 방법과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교육했다. 이를 계기로 기후행동 피켓팅, EM발효액과 흙공, 커피박 천연거름 만들기. 수세미 심기 등 제로웨이스트 삶을 지향하며 탄소중립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처음에는 하루 포인트가 1천 점도 안 되었는데 7월 누적 포인트 1,794,240으로 161개 참여기관 중 16등을 했다. 순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포인트부터 보게 되고, 공동체가 함께 하니 포인트와 순위가 쑥쑥 올라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일상 속 작은 선택의 날갯짓으로 우리는 공동의 집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할 수 있다. 구룡동성당의 작은 날갯짓이 대전교구 모든 성당과 신자들에게 퍼지고 이어져 약속된 세상,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거룩한 여정이 되길 바란다.

 

4.

음식물쓰레기, 생태사도로 거듭나는 길/최선녀 로사리아(재속프란치스코회)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약 95kg으로(1인당 배출량:하루 평균 270g) 세계 평균인 79kg보다 높다. 전체 음식물 쓰레기 중 가정과 소형 음식점에서 배출하는 양은 약 70%에 달한다(2023).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집에서 말릴 수 있는 것은 말리고, 말릴 수 없는 것은 미생물을 섞어 퇴비로 만들어 화단에 묻고 있다. 퇴비 덕분에 화단의 화초들이 더 싱싱해졌다. 식사 약속이 있을 때는 빈 도시락을 챙겨가 남은 음식을 싸 오려고 노력한다. 빈 도시락을 챙기는 걸 깜빡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생태사도가 있다.

그는 식사 후 남은 음식뿐 아니라 뼈, 국물까지 말끔히 챙겨간다. 가져간 음식을 인적 드문 들판에 뿌린다. 처음엔 까치, 참새가 40~50마리씩 몰려와 먹는다. 파리가 모이면 개구리가 오고, 개구리를 먹으려 뱀이 나타난다. 겨울에 눈이 쌓이면 멧돼지도 내려온다. 큰 멧돼지가 맛을 본 뒤 새끼를 불러 먹이고, 삵과 동네 유기견도 찾아온다고 한다.

주님이 주신 음식의 남은 것조차 버리지 않고 생명과 나누는 모습! 그분은 나에게 영적 스승이자 생태 길잡이다. 먼저 식품 구입 시 필요한 양만큼 구입하고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조리한다. 남은 음식은 버리기 전에 이것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작은 습관으로 생태사도로 거듭나기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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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

 

1.

절전은 전력피크 관리에서부터! /박윤미 헬레나(생태환경위원)

 

여름 폭염, 말해 뭐해! 이제 폭염은 일상화되었고, 질병 이상으로 관리해야 하는 재난이 되었다. 폭염경보가 발령되면 서울시에서는 실시간 재난속보를 제공하고 폭염 시 머물 수 있는 무더위쉼터, 기후동행쉼터 등의 정보를 안내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에어콘 대신 냉매제를 얼려 사용하거나, 냉매 밴드를 목에 둘러 더위를 쫓는 것이 미덕인 양 소개되었다. 이제는 나와 공동의 집을 돌보기 위해 폭염 대비 현명한 전기사용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무심코 사용하지만 전기발전은 필요량과 공급량의 균형을 예측하고 생산한다. 생산 시 예측이 맞지 않으면 필요 이상 생산된 전기가 낭비되거나 전기사용량 부족으로 대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특정 시간대(여름철 오후 2-5)에 전기사용량이 몰려 전력피크가 올라가지 않도록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기기(세탁기, 청소기, 인덕션 등) 사용 시 특정 시간대에 몰리지 않도록 사용 시간 분산하기, 에어컨 사용 시 온도 1-2도만 조절하기,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의 플러그를 뽑거나 절전탭 차단하기, 전자기기 교체 시 에너지 효율 1등급 선택하기(전기 사용량 차이가 정말 크다!). 이 밖에도 각자 가지고 있는 절전 노하우가 있다. 함께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이야기 나누며 방법을 찾는 것, 이것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지혜다.

 

 

2. ‘찬미받으소서 생태영성피정안에서/이신숙 엘리사벳(둔포성당)

 

지난 5월 마지막 주간, ‘찬미받으소서 생태영성피정에 참여했다. 특별히 올해는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선포한 희년이고, 성 프란치스코의 피조물의 찬가’ 800주년이기에, 피정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리라 기대했다.

미사로 12일 생태영성피정의 여정이 시작되었고, ‘찬미받으소서회칙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조별 통독과 나눔을 통하여 하느님 창조질서 회복의 절실함이 폐부 깊숙이 들어왔다. 특별히 내 마음 깊은 곳에 내재한 피조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조별 나눔을 통하여 용기와 희망의 빛이 되었다. 조원들의 나눔-진솔하고 담백한 삶의 이야기, 불편함을 감수하고 생태 환경 회복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잘해 보겠다는 각오와 다짐-을 경청하면서 각 사람 안에서 활동하시는 주님을 보았다. 나 또한 듣고 깨닫고 다짐한 것을 실행하리라 다짐했다. ‘보시니 좋았다성찰 기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참회가 올라왔고, 고해성사로 영혼이 자유로워졌다. 피조물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저의 주님, 찬미받으소서. 누이이며 어머니인 대지로 찬미받으소서.... 이 누이가 지금 울부짖고 있습니다.”(찬미받으소서1~2)

 

 

3.

오월의 초대, ‘찬미받으소서 생태영성피정’/임주은 카타리나(전민동성당)

 

오월의 정하상 교육회관은 눈길 닿는 곳마다 초록이 가득하고, 새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생태영성피정을 하기에 가장 좋은 공간으로 인도해 주신 주님의 계획이 느껴졌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은 주님께서 주신 것이니 잘 돌보고 지켜서 다음 세대에 전해줘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 실감되었다.

외출할 때마다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챙기고 버스를 타는 일을 반복하면서 때로는 '나 혼자 하는 이런 일들이 무슨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싶어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피정 참여자들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과 마음으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희망을 되찾았다. '나 혼자 한다.'는 생각으로는 쉽게 지치지만, '더불어 함께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겼다.

우리 모두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에 속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것, 더 나아가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작지만 중요한 일임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사소하고 미미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생활 속의 실천들은 일상으로 오래오래 지속하고자 한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피정 중 와닿았던 찬미받으소서문장을 마음에 깊이 새겨본다.

 

4.

나의 오래된 옷 / 황남식 베드로(태평동성당 홍보분과장)

 

여름이면 즐겨 입는 셔츠가 하나 있다. 옷이 편하기도 하고고, 선물 받은 거라서 저녁에 집에 오면 빨아서 널고, 아침에 다시 입고 나갔다. 매일매일 입고 다니다 보니 주변에서 왜 매일 옷이 똑같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딱히 새 옷을 사야 할 필요를 못 느꼈다. 사진에서 매년 여름 똑같은 옷을 입은 내 모습을 보니 참 이 옷을 즐겨 입고 좋아했다는 것을 느낀다. 8년 동안 입으며 색도 바래고 목과 허리 부분이 좀 늘어났지만 불편함 없이 입고 있다. 옷뿐만 아니라 신발도 꽤 오래 신는다.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은 한 4년 전쯤 산 운동화인데 뒷부분이 해지고 바닥도 납작해졌다. 주변 사람들의 깨끗하고 멋진 디자인의 새 신발을 볼 때면 부럽기도 하지만 나는 오래 신은 이 운동화가 편하고 좋다.

요즘 잠깐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이 유행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중고의류 수출국 5위 안에 든다. 가난한 나라에서 값싸게 과잉 생산된 옷은 부유한 나라에서 소비되다가 다시 가난한 나라에 버려진다. 그곳의 경제와 생태환경을 황폐화하고 결국에는 지구의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미사 중에 인류 공동의 집인 생태계를 형제의 마음으로 돌보며, 주님 보시기에 좋은 그 모습을 충실히 보존하자고 기도드린다. 기도와 함께 일회용 플라스틱, 새 옷 사지 않기 등 작은 것 하나부터 변화하려는 행동이 필요하다.

 

5.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1등급) 획득으로 기후위기 대응! / 최덕열 바오로(서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 원장)

 

서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은 천주교 대전교구에서 운영하는 서천군 관내 유일의 장애인직업재활시설로 30여 명의 중증장애인을 고용하여 황토소금으로 건강을 더한 서천김, 칼슘이 풍부한 한산 모싯잎으로 만든 모시송편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앞에서 우리 기관도 지구의 부르짖음에 응답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했다. 서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취득하기로 했다. 건축물의 설계 및 시공 시 고단열·고기밀을 통해 건축물 에너지 성능을 극대화하였고, 옥상에 대규모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여 기관에서 소모하는 전력을 자체 조달하는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였다. 그 결과 지난 611일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1등급을 획득하였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 대상으로 에너지자립률에 따라 1~5등급까지 등급을 나누고 있다. 에너지자립률이란 단위면적당 1차 에너지소요량 대비 1차 에너지생산량의 비율을 말한다. 1등급은 에너지자립률 100% 이상이어야 인증이 가능한데 현재 전국에서 1등급 인증을 받은 건축물은 313개에 지나지 않는다. 더 많은 단체와 기관이 참여하여 공동의 집 보호에 함께 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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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

1.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김영중 미카엘라(반석동 성당)

 

본당 게시판에 주차장 옆 화단 풀 뽑기 봉사자를 구한다는 공지가 떴다. 형제들에게 협조를 구하고 신청했다. 화단 정리를 매주 하는데 가장 눈에 띄는 친구는 단연 살아있는 화석, 쇠뜨기다. 엄청난 번식력에 긴장하며 쇠뜨기를 뽑다가 갑자기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쇠뜨기 너의 조상들이 만들어낸 산소, 아니 방금 네가 뱉어낸 산소가 내 몸속을 돌아다니며 나를 살리고 있는 것을, 네가 있음에 내가 있을 수 있음을 내가 알고 있어. 미안해.’

 

사실 내가 긴장한 이유는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라는 하느님 말씀을 쇠뜨기가 정말 잘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 봄 아직 다른 새싹들이 나오기 전 뱀밥이라 부르는 생식 줄기가 자라서 수많은 포자를 날려 보내 후손을 퍼뜨린다. 그다음 영양 줄기 쇠뜨기가 엄청난 속도로 자라게 된다.

쇠뜨기가 지금은 내가 가꾸어야 할 화단에 있어서 뽑기를 하고 있지만, 모여있는 쇠뜨기의 가지 끝마다 맺혀있는 영롱한 이슬이 아침 햇살에 얼마나 아름다운지, 포자를 가득 담고 있는 뱀밥의 아름다움 또한 나를 하느님께 올라가게 한다. “쇠뜨기 안에 계시며 살아가는데 최적화된 지혜를 주신 하느님께 쇠뜨기와 함께 찬미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쇠뜨기는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2.

바다의 날, 플로깅을 하다 / 이나경 마리아(서산동문동성당 청년)

 

531, 바다의 날을 맞아 백리포 해안 플로깅 활동에 참여했다. 플로깅이란 조깅(Jogging)이삭을 줍다라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이 합쳐진 단어로,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환경 보호 활동이다. 조깅을 하기도 전에 스티로폼 조각들이 먼저 우리를 맞았다. 스티로폼은 모래사장 위, 바위틈 사이, 그리고 해조류에 뒤섞여 있었고, 손으로 일일이 다 주울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손으로 잡으면 잘게 부서지고, 조심스레 모래를 털다 보면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다. 양파망에 담아 체로 쳐서 걸러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줍던 중, 큰 시련을 마주했다. 다 부서진 스티로폼이 모래 위에 5cm 이상 쌓여 나뭇가지와 뒤엉켜 있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뭇가지를 들어내고, 나무판자를 이용해 스티로폼을 포대에 쓸어 담았다.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시간이 부족해 아쉽지만 마무리해야 했다.

플로깅을 마치면서 마음 아팠다. 바다는 지구의 모든 생명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인데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점점 더러워지고 있다. 앞으로는 스티로폼이나 일회용품을 사용하기 전에 한 번 더 고민하고, 오늘의 경험을 주변 사람들과도 공유하며 더 많은 사람이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3.

가랑비에 옷 젖듯 천천히 스며든 삶의 변화 / 박은순 아녜스 (천안봉명동성당)

 

우리 집 두 남매는 어릴 적 아토피가 심했다. 일반 세제나 화장품을 사용할 수 없었고, 빨래한 옷을 입히기만 해도 피부가 붉게 부어올랐다. 가렵다고 긁어대는 아이를 보며,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천연 생활용품 만들기였다. 아이들을 위해 순한 천연 재료로 비누와 세제를 만들기 시작했고, 조금씩 종류를 늘려 치약, 샴푸까지 직접 만들게 되었다. 그게 벌써 10년이 넘었다. 처음엔 단순히 좋아서,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

성당 사회복음화분과에 참여하여 생태환경교육을 받고 EM 활성액을 만들어 나누는 활동을 했다. 작은 활동이지만 캠페인도 참여하면서 점점 더 많은 것들을 보게 되고 알게 되었다. 생태환경 관련 궁금한 게 생기면 스스로 찾아보며 나 자신이 변하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 아이들만 생각했던 마음이 점점 커져 이제는 공동의 집인 지구를 생각하게 되었다.

가끔은 두렵기도 하다. ‘이대로 가면 지구가 견딜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질 때도 있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는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생태환경 활동도 그렇다. 작은 관심으로 시작되는 변화는 작고 조용하게, 그러나 꾸준히 스며드는 법이다. 천천히 우리, 함께 변화를 시작해 보자!

 

4.

함께하는 기후재앙 피켓팅/이상원 토마스 아퀴나스(공주신관동성당)

 

매월 첫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공주 전막4거리에서 기후행동 피켓이 하늘에 닿도록 요동을 친다. 이는 공주신관동성당과 공주 60+기후행동이 탄소중립 실천하여 기후재앙으로부터 공동의 집인 지구를 보호하고 손주들에게 안전하게 물려주자는 취지이다. 그 내용은 일회용품 쓰지 않기, 기후재앙홍보, 새만금과 가덕도 신공항 철회 촉구까지 다양하다.

처음에는 공주 60+기후행동에서 시작하였으나 작년 10월부터는 주객이 전도되었다. 지금은 공주신관동성당 신자가 20여 명, 공주 60+기후행동회원이 5명 정도이다. 그 외에도 전·현직 공주시장, 대학생과 중학생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이 참여한다. 그 기저에는 키 큰 방경석 알로이시오 주임신부님이 있다. 공주신관동성당은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도구들을 사무실 앞에 도열시키고, 지난 5월부터 전기사용량 20%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주에는 커다란 난제가 있다. 공주는 며칠 간의 백제문화제를 위해 금강 물을 가두는데 이는 곰나루 은빛모래를 뻘밭으로 만들고 생명의 서식지를 파괴한다. 축제와 서식지 보호가 서로 상충하여 충돌하고 있다. 공주 시민의 성숙한 의식개혁만이 이 숙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안을 찾기 위해 모든 분들에게 관심과 도움을 청하여 본다. 그리고 공동의 집을 살려보자.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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