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중호우에 급격한 방류로 하류 지역에 최악의 물 피해를 입힌 섬진강댐이 지난 1961년 설계 당시 정한 홍수기제한수위 등 댐 관리규정을 한 번도 개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기간에 강수가 집중되는 기후변화에 맞지 않은 낡은 기준 때문에 홍수 조절 기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섬진강댐은 초과 시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계획홍수위와 홍수기 때 물을 최대한 채울 수 있는 홍수기제한수위 차이가 1.2m에 불과하다. 물이 급격히 유입됐을 때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거의 없는 셈이다. 댐이 최대한 저장할 수 있는 물의 99.3%를 농업용수나 생활용수 등 이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홍수에 대비해 물을 조절할 수 있는 용량은 0.7%에 불과한 기형적 구조다. 댐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섬진강댐의 홍수조절용량은 3,200만㎥인 반면 계획홍수위와 홍수기제한수위 차이가 7.7m인 소양강댐의 홍수조절용량은 5억㎥다.
안전 문제 때문에 댐 설계 과정에서 정한 뒤 바꿀 수 없는 계획홍수위와 달리 홍수기제한수위는 조절 가능하지만 바꾼 사례가 거의 없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설계 당시 기상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홍수기제한수위 등 기준 수위를 정하는데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며 “섬진강댐은 오래전 개발한 댐이기 때문에 최근과 같은 극한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단독]60년전 만든 댐 홍수수위 기준...기후변화 반영 못해 손질 시급_서울경제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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