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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 미사 메시지와 강론 _2020.5.16.

  • 관리자
  • 2020-06-21 14: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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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 미사 메시지와 강론
(2020.5.16.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김희중 대주교 메시지
지구의 한편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그 반대편에서는 폭풍우가 몰아친다는 말처럼 우리 지구촌이 한 공동체로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생동물의 생존권을 존중하지 않고 우리가 마구잡이로 더 범함으로써 지구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강조하신 생태 환경의 보존을 위해,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우리가 어머니인 지구를 잘 지킬 수 있는 지혜와 힘과 용기를 주시도록 이 미사 중에 함께 간청합시다.

강우일 주교 강론
이 자리를 빌려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엄청나게 고생하고 계시는 모든 간호사들, 의료진들 그리고 자신의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고생하시는 현장 방역 관계자 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또 질병관리본부와 관계 공무원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봉사에도 감사드립니다.

한국 주교단은 2020년 3월 봄 정기총회를 통하여, 오늘 이곳에서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기념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교종께서 2015년 6월 18일 반포하신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가톨릭 교회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류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생태 위기를 올바로 인지하고 행동하도록 촉구하는 시대의 징표가 되었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지난 5년간 이 회칙을 통하여 세계의 각 교구와 수도회 그리고 여러 평신도 단체들이 생태 교육을 실시하였고,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여 왔습니다.

「찬미받으소서」 회칙이 발표되고 나서 6개월 후인 2015년 12월 세계 196개의 국가의 대표들은 프랑스 파리에 모여서 제21차 유엔기구변화협약 총회를 열고 단계적으로 기후 위기의 주범인 온실가스 감축에 힘을 모으자고 합의했었습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45%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는 온실가스 제로를 달성하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먼저 각국이 자발적으로 스스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금년 2020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다시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를 열어서 완전히 확정을 짓자고 합의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코로나 사태 때문에 이 11월 달에 예정되었던 글래스고의 회의가 내년으로 연기되었습니다.
누구보다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예민하게 통찰하고 우려하시는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이 기후변화협약 총회에 앞서서 세계 가톨릭 교회 전체가 오는 5월 16일부터 24일까지 한 주간 동안 모두 한마음 한 몸으로 궐기해서,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정신과 지침을 되새기며 우리 누이인 지구를 살리는 행동에 동참하자고 호소하고 또 초대하셨습니다.

작년 2019년 11월 5일 세계 153개국 11,058명의 과학자들은 지구가 기후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선포하였습니다. 지구를 보존하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기후 위기는 인류에게 막대한 고통을 가져다줄 것이며, 이제는 허비할 시간이 없다. 위기는 이미 우리 앞에 도달해 있고,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예상한 것보다 빠르고 심각하게 진행되어 인류와 생태계 운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저희 세대가 기억하는 소년 시절에 겨울은 아주 추웠습니다. 영하 15도 이하의 날이 해마다 많이 이어졌고, 집 밖에 나갈 때 귀마개가 없으면 귀가 시리다 못해 아려왔고, 숨을 들이쉬면 코가 쩍쩍 달라붙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해전부터 그런 추위가 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두껍게 얼어서 안심하고 스케이트를 차던 한강이 더 이상 그렇게 얼지 않습니다. 귀가 떨어져 나갈 것같은 추위, 운동장 아침 학교에서 조회 때 발이 시려서 발을 동동 구르던 그런 추위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여름은 옛날에도 더웠지만, 그래도 해가 지고 나서 밤이 되면, 그런대로 기온이 내려가서 밤잠을 설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밤에도 식지를 않아서 열대야로 밤잠 설치는 일이 연례 행사로 열대야가 몇십일씩 계속되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지금 북극의 빙하는 여름 기준으로 볼 때 30년 전의 북극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이 녹아서 지금 4분의 1밖에 25% 좀 넘게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지금 추세로 간다면 10년 후에는 북극 빙하가 전부 사라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내륙에는 벌써부터 사막화가 진행되어서 농사를 지을 수가 없으니까 백성들이 그 땅을 떠나서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서 죽음을 무릅쓰고 사막을 건너서 이주 행렬에 나서고 있습니다. 호주에는 작년 6개월 동안 계속된 산불로 우리 남한 면적의 필적하는 숲이 사라졌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도 해마다 큰 산불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마존 지역에는 엄청난 면적의 열대 우림이 개발업자들의 벌목과 방화로 급격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숲은 지구에 내리쬐는 태양 에너지를 반사하고 막아주면서 뜨거운 지표면을 식혀주고 대기중에 수분을 증가시켜서 비구름을 만들어주는데 이 숲이 사라지면 그만틈 강수량이 줄고 지구 지표면의 온도 상승은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2010년 여름 러시아의 기록적인 더위가 찾아와서 무려 600여군데서나 산불이 번지고 천만 헥타아르의 숲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에서 생산하던 밀 생산량의 20%가 줄었습니다. 그 결과 그해 2010년 12월 국제 밀 가격이 90% 상승했고, 곡물 소비의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던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국가에서 제일 먼저 빵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튀니지, 에집트, 리비아, 요르단, 이런 국가에서 식량 폭동이 일어나서 정권이 바뀌고, 시리아에서는 내전이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다 기후 변화의 결과입니다.
아마존의 열대 우림 지역에서 몇 천년 동안 자연과 더불어 자연을 지키면서 자연과 한가족으로 행복하게 살아오던 원주민들은 탐욕스런 개발업자들과 권력자들에 의해 수천년 동안 지켜온 그 삶의 보금자리를 빼앗기고 쫓겨나서 대도시 주변의 도시 빈민으로 전락하였습니다. 거기서 비인간적이고 비참한 삶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현대인들의 이런 끝없는 방종과 탐욕에 대해 지구 생태계가 코로나19라는 경고의 표징을 보냈습니다.

세계 석학들은 코로나19 위기의 주요 원인을 기후 변화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에볼라, 사스, 메르스, 지카 같은 팬데믹이 발생한 것은 기후 변화로 야생 생명의 이주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동물과 식물 그리고 바이러스까지 기후 재앙을 피해 탈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이들이 인간 곁으로까지 다가왔고, 바이러스는 동물의 몸에 올라타서 우리 곁으로 이동한 것입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산림이 파괴되고 동식물의 생태 질서가 무너지고 바이러스들이 조용히 지내된 그들의 보금자리에서 쫓겨나서 인간 생활권까지 밀려오게 된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사태는 하느님께서 아름답게 빚으시고 조화롭게 배열하신 피조물들을 마구잡이로 약탈하고 멸종시킨 인간의 횡포에 대해 생태계가 들어 올린 저항의 깃발입니다. 인간의 회심과 속죄의 징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정부 당국도 세계 각국의 주목과 부러움을 살 정도로 철저한 방역과 감염 확산 방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최선을 다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촉각을 집중하고 이제는 종전과 다른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정부도 코로나로 인해 야기된 엄중한 경제 위기에 대응하면서 포스트 코로나의 전망과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의 포스트 코로나 대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디지털 경제, 디지털 강국, 첨단 산업의 세계 공장, 디지털 인프라, 주로 디지털이라는 기둥으로 설계되어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코로나 같은 재앙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 전반의 디지털화는 불가피한 선택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불이 난 후에 불에 강한 소재로 집을 짓자는 계획이라고 생각됩니다. 불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불씨는 무엇인지 그 원인을 가리지 않고 다시 집 지을 계획만 하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세계의 지성들이 어린 청소년들까지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는 기후 위기, 기후 재앙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 민족은 지난 세기에 온갖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인간의 자유와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꾸준히 키워왔습니다. 최근에는 우리 사회 전체에 팽배해 있던 성차별로 인하여 대법원까지 나서서 성 인지 감수성이란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여성들이 겪어온 모든 성폭력, 성희롱이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는 범죄임을 밝히고 징벌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우리에게 우리 사회에 이런 새로운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굳이 이름 붙이자면, ‘생태 인지 감수성’ 혹은 ‘기후 인지 감수성’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위정자들, 그리고 국민 전체가 이제 정말 예민한 생태 인지 감수성을 갖추지 않고서는 우리 공동의 집, 우리 누이 지구의 미래가 열리지 못할 것입니다.

http://www.cbck.or.kr/Notice/20190486?gb=K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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