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은 지극히 개인적 경험인 것 같지만, 사실은 매우 정치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경험이기도 하다. 팬데믹은 누구에게나 공평할 것 같지만, 계급·인종·연령·젠더·정체(政體)·지역에 따라 경험의 양상과 질이 다르다. 장호종이 엮은 〈코로나19, 자본주의의 모순이 낳은 재난〉(책갈피, 2020)은 국내외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와 활동가들이 긴급하게 제출한 글과 논평을 모았다. 코로나19와 팬데믹을 마르크스주의 시각에서 철저히 분석하고 있는 필자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본과 무관한 병원체는 없다”라고 한입으로 말한다. 삼림 파괴, 세계화한 농업, 공장식 축산은 인수공통감염병의 원인이면서 인간을 바이러스의 공격에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거기다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시장은 공공의료를 잠식하고 국민의 보편적 의료보험을 가로막으며, 의약 산업은 노골적인 투기장이 되어간다. 팬데믹은 적녹(赤綠) 연대의 절실함을 새삼 입증해준다.
ㅡ기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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