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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맨'의 죽음과 코로나19 대책_프레시안 2020-03-27

  • 관리자
  • 2020-03-28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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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수 있는 역량에 편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무급 휴직을 강요받아 아슬아슬하게 생계를 유지해오던 공항의 파견 노동자는 결국 정리해고 통지를 받았다. 사람들이 모일 수 없는 나날이 지속되자 문화, 예술, 체육계에 종사하는 노동자도 생계가 막막하기는 마찬가지다. 보수 언론은 물류 업계 호황을 말하지만 앞서 언급한 쿠팡 노동자를 포함하여 택배, 배송 노동자는 고강도의 노동으로 쓰러지고 있다. 최근 발생한 집단 감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콜센터 노동자들은 좁은 사업장에서 자기 마음대로 벗어나지도 못한 채 노동을 이어간다. 여기에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내는 일용직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까지 떠올려볼 때 사회적 거리두기의 무게는 결코 같지 않다. 지금 한국 방역 대책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 이는 생존의 위협을 견디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는 '불안정 노동자'들의 노력을 딛고 만들어낸 결과다.

엄청난 규모의 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에 핵심 메시지는 “유동성 문제로 쓰러지는 기업이 없도록 하겠다”는 데 집중되고 있다. 민생대책 차원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지원한다지만, 민생 지원을 통해 내수를 진작시켜 기업을 살리겠다는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이 틈을 타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법인세 인하와 탄력근로제 확대, 최저임금 무력화 방안 등을 국회에 건의하며 경제위기를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경제가 위태로울 때 기업을 살리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개별 기업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노동을 매개하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무너지면 그 파장을 결국 공동체가 감당해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제 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관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
지금부터라도 경제 정책의 방향성을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기업 지원에 전제를 다는 것이다. 재난 상황에서 노동자를 해고하거나, 일방적으로 용역·하청·파견노동자와의 계약을 해지하며 위기를 모면하려는 기업은 지원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우자. 지금 국가에서 기업을 지원하려는 궁극적인 이유는 전체 공동체의 안녕을 위함이다. 이 관점을 공유하지 않은 채 노동자에게 위험을 전가하고, 지원을 기회삼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기업에게 그 계기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한국 사회는 이미 1998년 IMF 구제 금융 위기때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현재 이탈리아나 중국이 한국보다 더 어려운 방역 위기를 겪으면서도 노동자 해고를 금지한 이유도 같을 것이다.
......
이미 수많은 재난 피해자들은 재난 이후의 회복은 원상복구가 아니라 재난 이후의 사회를 재조직하는 일이라고 말해왔다. 재난을 통해 드러난 사회의 문제점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을 때 재난 이후의 회복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통해 드러난 불안정 노동자의 조건도 마찬가지다. 현재 경제 정책이 전혀 살피지 않는 불안정 노동자들의 삶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다르지 않았다. 코로나19는 이들의 불안정함을 증폭시켰을 뿐이다. 다시 찾아올 위기를 떠올린다면, 현재 논의 중인 코로나19 대책은 같은 어려움을 앞으로 반복하지 않기 위한 고민을 담아야 한다. 2015년 메르스 이후 한국 사회가 방역 역량에 있어서 더욱 성숙해졌다면,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어나갈 것인가. 코로나19 대책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위기를 버텨내는 사회'를 넘어 '누구도 탈락시키지 않고 함께 생존을 모색하는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ㅡ기사 본문에서 발췌

■기사 출처
'쿠팡맨'의 죽음과 코로나19 대책_프레시안 2020-03-27
http://m.pressian.com/m/pages/articles/202003271558422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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