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1일, 교구 생태환경위원회의 ‘금강생태탐방’으로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그리고 여러 신자분들과 함께 공주보와 인근 금강에 다녀왔다. 금강과 함께 살아가고 금강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알리고 계신 김종술 기자님께서 우리의 안내를 맡아주셨다. 기온도 떨어지고 미세 먼지로 흐린 날이었지만 금강은 철새들과 함께 가을의 절정 속을 흘러가고 있었다.
지금 금강보만이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의 보들중에 유일하게 수문이 열려 있다. 그래서 예전 수문이 닫혀 있었을 때보다 수질이 훨씬 좋아진 상태이고 모래톱도 넓게 형성되어 있었다. 유속이 빨라진 강에는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천연기념물이며 멸종위기종인 흰수마자와 다른 다양한 여울성 어종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가창오리, 큰고니, 흑두루미 같은 철새들도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기자님께서 말씀해주셨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녹조가 그대로 남아 있는 금강하굿둑도 하루 빨리 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이셨다. 녹조의 독소인 남세균의 독성은 청산가리의 10배에서 300배정도인데 선진국은 10ppb는 위험 경고, 20ppb는 접근 금지령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금강에서 7000ppb가 넘는 곳이 나왔다고 하니 경악을 금치 못할 뿐만 아니라 흐르지 못하는 강은 가당찮은 죽음만이 흐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넓게 펼쳐진 모래톱에는 우리보다 먼저 다른 동물들이 다녀 간 것 같았다. 모래 위에 삵, 수달, 새들의 발자국들이 찍혀 있었는데 발자국만 보며 누구의 발자국인지 맞춰보는 것이 재미있었고, 밤새 이곳을 뛰놀았을 그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들도 그들처럼 꾹꾹 발자국 도장들을 찍어 보았다.
기자님께서 직접 바지를 걷어붙이시고 강에 들어가셔서 요즘 다시 보이기 시작한 재첩을 잡아 보여주셨다. 그러면서 강속 모래들이 스스로 구르고 굴러서 어떻게 오염 물질들을 정화해 흘러가는지도 설명해주셨다. 우리는 기자님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저마다 천천히 걷기도 하고 강에 발을 담그기도 하고 아이들은 모래장난도 하며 여유롭고 넉넉한 시간을 가졌다.
여전히 지금도 넘쳐나고 있는 4대강에 대한 가짜뉴스들, 자신만의 이권을 위해 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관리들, 보상금으로 파괴된 지역 공동체, 또 4대강 공사로 농지를 잃어버린 농부들의 이야기를 기자님으로부터 들으면서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천천히 회복되고 있는 금강의 소리들, 촉감들, 색들, 신호들을 느끼면서 위안을 받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홀로 매일 금강을 오가시며 몇 년간의 노고와 수고로 얻어진 기자님의 보석같은 귀한 말씀을 나는 너무 편하게 얻어들은 건 아닌지 송구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부디 모든 보들이 하루빨리 해체되어 모든 강들이 굽이굽이 자유로이 흘러 생명력을 되찾으면 좋겠다. 모든 것은 원래 그랬던 대로 되돌아가야한다.
세종 성 프란치스코 성당
신소영 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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